코스피 상장사이자 국내 최대 카셰어링 기업인 쏘카가 자회사 나인투원에 유상증자 방식으로 183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나인투원은 공유 전기자전거 브랜드 ‘일레클’을 운영하는 쏘카의 100% 자회사로, 지난 6월 쏘카와의 흡수합병 결정이 철회된 바 있다.

이번 지원은 사실상 대출금을 주식으로 갚는 ‘출자 전환’ 형태로 이루어진다. 올해 9월 말 기준 나인투원은 쏘카로부터 180억원을 빌린 상태인데,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이 채무를 상계 처리할 예정이다.

다만 시장의 시선은 엇갈린다. 2018년 출범한 나인투원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순이익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점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자회사에 자금을 쏟아붓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쏘카는 지난 26일 장 마감 후, 자회사 나인투원의 183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증자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1주당 100원에 총 1억 8300만주를 발행하는 형태다. 쏘카는 공시 당일 납입을 완료했으며, 신주의 배당기산일은 오는 31일이다. 쏘카 측은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이 자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에 있다고 밝혔다.

쏘카는 2019년부터 나인투원에 대한 시드 투자를 진행했고, 2021년 주식 전량을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총 264억원가량을 투입했다. 쏘카가 단기 렌터카 사업자에서 더 나아가 공유 모빌리티 영역 전반에서 선제적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진행된 인수였다.

하지만 나인투원은 부진한 실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24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 5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쏘카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한 번도 순이익을 낸 적이 없다. 올해 9월 말 기준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 88억원으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이러한 재무적 부담 때문인지 쏘카는 지난 4월 나인투원 흡수합병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발표했다가, 불과 두 달 만에 해당 결정을 철회하기도 했다. 당시 회사는 “급변하는 퍼스널 모빌리티(PM) 시장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합병을 추진하기로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합병에 대한 공시 번복을 이유로 쏘카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800만원의 공시 위반 제재금도 부과했다.

쏘카는 2023년 97억원, 지난해 98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3분기까지 101억원의 영업 이익을 내며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자회사 나인투원의 수익성과 재무 상태가 악화함에 따라 모회사의 자금 지원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쏘카 전체의 재무구조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편, 쏘카의 주가는 2022년 8월 상장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선 1만8200원에서 29일 1만1580원으로 36.4% 하락했다. NH투자증권 나무앱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38.5%로, 손실 투자자 비율이 97.3%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