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여전히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 10곳 중 7곳 이상이 서울·경기·인천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올해 상장사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시도 또한 수도권과 인접 지역이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뉴스1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스피·코스닥·코넥스에 상장된 법인 2791개사 가운데 수도권에 본사를 둔 기업은 2029개로, 전체의 72.7%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109개(39.7%)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 821개(29.4%), 인천 99개(3.5%) 순이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중에서는 충남(111개), 충북(97개), 경남(97개), 부산(83개), 경북(69개), 대전(66개), 대구(59개) 등에 상장사가 비교적 많았다. 반면 전북(37개), 울산(29개), 강원(28개), 전남(24개), 광주(20개), 세종(13개), 제주(8개) 등은 상장사 수가 적은 편이었다.

시장별로 봐도 수도권 쏠림은 뚜렷했다. 전체 코스피 상장법인 847곳 중 611곳(72.1%)이 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었고, 코스닥은 1341곳(73.4%), 코넥스는 76곳(65.0%)이 서울·경기·인천에 소재했다.

새롭게 주식시장에 진입한 상장사들의 수도권 집중도 역시 높았다. 올해 지역별 상장사 수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은 경기도로, 지난해 말 796개에서 25개 증가했다. 충남과 인천, 대전은 각각 4개씩 늘었고, 충북(3개), 부산(2개), 서울(1개)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강원과 광주는 상장사 수가 각각 1개씩 줄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코넥스의 전체 상장사 수가 2750개에서 2791개로 41개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신규 상장사의 상당수가 수도권에 몰린 셈이다.

수도권 집중 현상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기준 수도권 상장사 2029곳의 시가총액은 총 3238조원으로, 전체 상장기업 시가총액 3914조원의 82.7%를 차지했다. 대형 상장사들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의미다.

시도별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경기도가 1715조원(43.8%)으로, 지난해 1위였던 서울(1345조원·34.4%)을 큰 폭으로 앞질렀다. 이어 경남(195조원·5.0%), 인천(178조원·4.6%), 대전(80조원·2.0%), 경북(76조원·1.9%), 울산(61조원·1.6%), 충북(57조원·1.5%), 전남(38조원·1.0%) 순이었다.

다만 올해 들어 코스피가 70% 넘게 급등했음에도 전체 시가총액에서 수도권 상장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82.7%로, 지난해(82.8%)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비수도권 상장사들의 주가도 상당 폭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작년 대비 시가총액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경남으로, 70조원에서 195조원으로 177.7% 급증했다. 전남 상장사 시가총액도 같은 기간 16조원에서 38조원으로 129.2% 늘었다. 반면 경기도 상장사 시가총액 증가율은 106.8%였고, 서울과 인천은 각각 42.0%, 33.1% 증가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