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2월 24일 09시 22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한화그룹 3남 김동선 부사장이 반도체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을 인수하고자 매물 탐색에 나선 것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를 통해 유통 및 식품 기업들을 인수하는 한편 한화비전을 통해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을 품는 ‘투 트랙’ M&A를 전개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반도체 소부장 산업을 영위하는 상장사 및 비상장사들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은 올 한 해 공격적인 M&A를 해왔다. M&A의 주축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였다. 5월 급식 업체 아워홈의 경영권 지분 58.62%를 8700억원에 인수했고, 이달 초에는 아워홈을 통해 신세계푸드 급식 사업부를 인수했다.
지난 8월에는 부채 3900억원을 승계하는 조건으로 파라스파라 서울 리조트를 300억원에 인수했다. 현재는 중앙그룹 계열 리조트 체인 휘닉스중앙을 기업가치 25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를 통해서는 햄버거 체인 파이브가이즈 사업에 나선 지 2년 반 만에 매각,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매각 가격은 600억~700억원으로 알려졌는데, 투자액이 200억원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3배의 차익을 거뒀을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추산한다.
이처럼 유통 관련 업체의 M&A에 주력해 온 김 부사장이 반도체 영역까지 손을 뻗은 것은 한화비전과의 시너지를 위해서다.
김 부사장은 한화비전의 미래비전총괄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한화비전 산하에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계열 분리를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 바 있다. 최근 김재현 한화푸드테크 기술총괄을 한화비전의 반도체 자회사 한화세미텍(옛 한화정밀기계)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한화세미텍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필수적인 열압착(TC) 본더 장비 시장에 진출했지만, 한미반도체 등 경쟁사에 뒤처지는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M&A에 나선 것이다.
한화비전은 한화임팩트파트너스와 함께 현물 출자해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팹리스파이오니어홀딩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한화 뿐 아니라 두산그룹도 내년부터 반도체 소부장 기업 인수에 본격 뛰어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라며 “반도체 산업이 초호황을 앞두고 있는 만큼, 기업가치를 올려 경영권을 매각하려는 소부장 업체들도 꽤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