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전자 우선주를 가장 많이 순매수하고, 삼성전자 보통주를 가장 많이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주 대비 상승 폭이 제한됐던 우선주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데다, 연말을 앞두고 배당 수익 기대까지 겹치며 외국인 자금이 우선주로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5~19일) 외국인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전자우를 153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조457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이 같은 행보는 시장 전반 흐름과는 다르다. 지난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총 3조3028억원을 순매도하며 거센 ‘팔자’ 공세를 펼쳤다. 기관 역시 1조3486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만 4조4503억원 규모의 물량을 홀로 받아냈다.
외국인의 ‘우선주 선호’는 지분율 추이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초 73% 수준이었던 삼성전자우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8일 연중 최고치인 77.44%까지 치솟았다. 이는 코스피 전체 상장사 중 외국인 지분율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반면 삼성전자 보통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51.98%에 머물렀다.
삼성전자 우선주가 보통주 대비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점이 외국인 매수 배경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보통주 주가는 22일 올해 초(1월 2일) 5만3400원 대비 5만7100원(107%) 오른 11만500원에 마감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우는 4만4700원에서 8만5300원으로 90.8% 오르며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작았다.
정다운 LS증권 수석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삼성전자 보통주 대비 우선주 가격 비율은 80~85% 내외에서 움직였는데, 12월 8일 기준 74% 내외로 떨어졌다”며 “우선주가 보통주와의 가격 격차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에 외국인 수급이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말 배당 기대 역시 우선주 매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배당 기준일인 12월 31일까지 주식을 보유해야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외국인이 사전에 우선주 매입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총 4조9011억원을 배당해 국내 상장사 가운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보통주보다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대신 보통주와 동일한 주당 배당금을 받아 배당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다만 의결권이 없어 주가가 반등 국면에서는 상승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내년 실적 전망도 밝게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D램 공급 부족이 이어지며 내년 1분기에도 가격 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부터 40~50% 가격 할증이 예상되는 HBM4 출하 확대가 실적 탄력을 더욱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로는 100조원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