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2월 19일 16시 06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DL케미칼이 특수 라텍스를 만드는 자회사 카리플렉스의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의 매각 주관 계약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DL케미칼은 지난 9월부터 카리플렉스 매각을 추진했으나 아직 예비입찰도 시작하지 않은 단계인데, 이런 상황에 돌연 주관사까지 교체함에 따라 딜 속도는 한층 더뎌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L케미칼은 최근 카리플렉스의 새 매각 주관사를 물색하고 있다. 씨티증권과 맺은 계약을 해지하면서다.
카리플렉스는 DL케미칼이 2020년 6200억원에 글로벌 화학 회사 크래이튼으로부터 인수한 회사다. 수술용 특수장갑과 피임용품 소재인 이소프렌라텍스(IRL)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DL케미칼은 2022년 5000억원을 들여 싱가포르에 생산 설비를 증설했으며, 지난해 연 매출액 2400억원을 달성했다.
DL케미칼은 지난 9월 카리플렉스 매각 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리고 주관사 선정 작업에 나섰다. 매각대금을 활용해 석유화학 분야에서 급한 불부터 끄겠다는 계획이었다. 희망하는 매각가는 1조원대 중후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당초 유력 주관 후보로 거론됐던 곳은 골드만삭스였으나, 치열한 경쟁 끝에 씨티증권이 낙점됐다.
그러나 카리플렉스 매각은 석 달이 지나도록 좀처럼 속도를 못 내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사모펀드(PE) 여러 곳이 관심을 갖고 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주저하는 상황”이라며 “DL그룹이 매 단계에서 결정을 못 내리고 계속 갈팡질팡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매각 주관사까지 돌연 계약 해지당함에 따라, 언제쯤 예비입찰을 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재 복수의 국내외 IB가 새 주관사로 선임되기 위해 DL그룹 측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L그룹의 딜이 지지부진한 건 카리플렉스만이 아니다. DL에너지 매각의 경우 올해 초 IPM자산운용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선정해 놓고도 아직도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매각가는 총 1조원이며, 4000억원을 에쿼티(지분)로, 나머지 60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