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보험 상품에 적용될 평균 공시이율이 인하되면서 내년 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더 커졌다. 공시이율이 하락하면 보험사가 보험료를 운용해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률도 인하되는 경우가 많아 보험료 인상 압박으로 이어진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생명·손해보험사 17곳의 보장성 보험 공시이율은 2.2%로 작년 12월(2.36%) 대비 0.16%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연금보험 공시이율은 0.12%P 하락한 2.29%, 저축보험 공시이율은 0.12%P 하락한 2.22%로 나타났다.
보험사별 공시이율을 보험료 적립금 기준으로 가중평균해 다음 사업연도에 적용하는 평균 공시이율은 올해 2.75%에서 내년 2.5%로 조정됐다. 2023년 2.75%로 인상된 이후 2년 만이다. 한국은행이 작년 10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공시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얻은 수익률과 시장 금리 등을 반영해 산출된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공시이율도 같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공시이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보험사 운용 자산 이익률이 낮아진다는 뜻으로, 저축·연금보험 등 저축성 보험 가입자의 만기 환급금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진다.
공시이율이 하락하면 보험료를 운용해 얻을 수 있는 미래 수익률을 뜻하는 예정이율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예정이율이 하락하면 보험사는 역마진(逆margin·금융기관이 고객에게 판매한 예금이나 대출의 이자율이 운용 수익률보다 낮아져 발생하는 손실)을 방어하기 위해 고객에게 더 많은 보험료를 받아야 한다. 보험업계에서는 평균 공시이율이 0.25%P 낮아지면 보험료는 5~10% 인상될 수 있다고 본다.
예정이율 하락은 손해보험 상품의 보험료 인상 압박으로 이어진다. 종신·연금보험이 주력인 생명보험사는 장기 채권을 중심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금리 변동을 반영할 수 있다. 반면 손해보험사는 단기 자산이 많아 금리 변동에 민감하다. 새로 상품에 가입하거나 보험료가 일정 시기마다 상승하는 갱신형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 대상이 된다. 주요 손해보험사는 지난 8월 예정이율 인하로 보험료를 인상했다.
금융 당국이 내년에 새로운 담보의 손해율을 100%로 가정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인 만큼,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손해율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으로, 손해율이 높아질수록 이익이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