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대한 기대가 되살아나자 코스피 지수가 급등했다. 외국인이 1조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코스피 지수가 4100선에 재등정한 것이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5.38포인트(2.12%) 오른 4105.9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75.71포인트(1.88%) 오른 4096.26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상승 폭이 커졌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세를 보였는데, 총 순매수 규모가 3조원에 달했다. 외국인은 현물 시장에서 1조원 넘게 순매수했고, 코스피200 선물 역시 대규모 매수 우위였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480원선까지 올랐지만,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기관은 1조6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는데, 이 물량 대부분 개인의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으로 보이는 ‘금융투자’에서 나왔다. 개인 자금이 꾸준히 증시로 유입되고 있는 셈이다.
이날 증시를 끌어올린 것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주였다. 최근 국내외 증시는 인공지능(AI) 과열론에 크게 영향을 받아 등락을 반복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날 반도체 호황에 대한 기대가 다시 확대되면서 증시가 급등했다.
지난 주말 마이크론이 호실적을 발표한 이후 큰 폭 상승했고, 오라클이 중국 틱톡 운영사인 바이트댄스 미국 법인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 증시가 기술주 중심으로 상승한 영향이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집중적으로 매수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장중 삼성전자가 D램 가격을 큰 폭 인상했지만 재고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식이 시장에 퍼졌는데, 최근 동향을 보면 사실에 가까운 루머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증시에서 또 눈에 띄는 테마는 우주산업이었다. 지난 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달 탐사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미국의 우주 우위 확보’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우주산업 관련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2028년까지 우주 비행사를 달에 다시 착륙시키겠다며 달 탐사 재개와 우주 안보 강화를 핵심 과제로 내놓았다.
최근 미국 스페이스X의 상장 기대감에 급등했던 우주 산업 관련주가 다시 급등했다. 국내 증시에서 한국항공우주와 세아베스틸지주가 큰 폭 올랐고, 우주항공산업 관련주로 꼽히는 종목들이 상승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월 이후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서 등락하면서 과열이 해소된 양상이었는데, 기업의 이익추정치는 꾸준히 상향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은 줄어든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코스닥 지수도 1.5% 넘게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이날 13.87포인트(1.52%) 오른 929.1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는 개인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외국인은 매도 우위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AI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IT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로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리노공업이 큰 폭 올랐다. 스페이스X의 협력사 에이치브이엠이 급등했고 미래에셋벤처도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