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다. SK하이닉스의 투자경고종목 지정과 더불어 한국거래소의 수수료 인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19일쯤까지 넥스트레이드의 일평균 거래 대금은 5조6719억원으로, 직전 주 대비 28.3%나 급감했다. 국내 주식시장 전체 거래대금이 소폭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넥스트레이드의 감소세는 이례적이다.
거래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가 지난 11일쯤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관련 규정상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면 대체거래소를 통한 매매가 금지된다.
이로 인해 8조원대를 유지하던 넥스트레이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하이닉스의 거래가 막힌 직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현재 SK하이닉스 외에도 두산에너빌리티, 현대로템, SK스퀘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주요 대형주들이 대거 명단에 포함되어 있어 타격이 가중됐다.
여기에 한국거래소가 거래수수료를 인하하며 정면 승부에 나선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거래소는 기존 0.0023%였던 단일 거래수수료율을 15일부터 내년 2월 13일까지 차등 요율제로 변경해 20∼40% 인하했다.
그동안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보다 낮은 수수료를 강점으로 최선주문집행(SOR) 시스템을 통해 주문을 확보해 왔다. 현재 시스템상 투자자가 거래소를 따로 지정하지 않고 주식매매 주문을 내면, SOR 시스템에 의해 증권사가 가격과 수수료, 비용, 주문 규모, 체결 가능성 등을 비교해 고객에게 유리한 거래소로 주문을 자동 전송한다.
그러나 한국거래소의 수수료 인하 이후 넥스트레이드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정규장과 겹치는 메인마켓 거래 비중이 줄어들고 프리·애프터마켓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다만 넥스트레이드 측은 성급한 대응보다는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의 수수료 인하 조처가 두 달 한정으로 시행되는 데다, 대형주들의 투자경고종목 지정도 조만간 해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돼 거래가 제한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제도 개선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수익률이 아닌 주가지수 대비 초과 수익률을 지정 기준으로 삼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