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18일 국내 최초 종합투자계좌(IMA) 1호 상품 출시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제공

한국투자증권이 18일 국내 최초로 종합투자계좌(IMA) 상품 판매를 시작한 가운데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IMA는 단순한 라이선스나 신상품이 아니라 자본시장의 새로운 투자·자금 공급 체계를 여는 제도적 장치”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IMA가 개인에게는 “불안한 직접 투자 대신 원금 보장과 예금 이상의 수익”을 제공하고, 기업에는 “중견·중소기업과 모험 자본 영역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행어음 8년 운영 경험… 20조 가까운 자금 굴리며 노하우 쌓았다”

김 사장은 이날 IMA 출시를 기념한 인터뷰에서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발행어음 1호 인가를 받았고, 지난 8년 동안 정부 지침에 따라 착실하게 운영해 왔다”며 그간의 경험이 IMA 출범의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발행어음을 통해 모인 자금이 20조원에 육박한다”며 “이 자금이 국내 기업 가운데 특히 중견기업이나 은행에서 충분히 자금 조달을 받지 못했던 영역에 공급돼 산업 전반의 모험 자본으로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IMA를 개인이 직접 투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변동성과 정보 비대칭을 증권사가 대신 관리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들은 기업 정보와 리소스 측면에서 기관 투자자보다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직접 투자는 한 번 투자하면 밤잠을 설치게 되고, 뉴스 헤드라인 하나에도 자산이 크게 흔들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불안과 관리 부담을 증권사가 떠안고, 원금을 보장하면서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과 전통적 주식 투자보다 강한 안정성을 제공하는 역할을 IMA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IMA 발행이 당초 예정보다 늦어진 배경에 대해서는 “당국과의 소통 문제로 막힌 것이 아니라 세제 문구를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한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평가 이익이 중간에 발생하더라도 중간 과세가 아니라 만기나 해약 시 현금이 나올 때 과세된다는 점을 분명히 기재하려 했다”며 “그 기간 동안 불완전 판매를 막기 위한 직원 트레이닝을 강화했고, 운용 시뮬레이션도 다시 돌려 안정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기준 수익률 4%보다 높은 수익 염두에 두고 있다”

이날 출시된 ‘IMA S1’의 기준 수익률은 4%이며, 이를 초과한 성과가 발생할 경우 초과 수익의 60%는 투자자에게, 40%는 회사에 돌아가는 구조다. 예를 들어 1억원을 투자해 2년 만기 시 평가 금액이 1억1000만원(2년 누적 수익률 10%)이 될 경우, 기준 수익률(연 4%, 2년 누적 8%)을 초과한 200만원에 대해 성과 보수 40%가 적용된다. 이 경우 성과 보수 80만원을 제외한 920만원이 투자자에게 돌아가 최종 세전 수익률은 2년 누적 9.2%(연 환산 약 4.6%)가 된다.

김 사장은 “은행 이자가 2~3% 수준이라면 그보다 훨씬 높아야 고객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4%를 목표로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높은 수익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예상 수익률은 제시하지 않았다. 실적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구조상 금융 당국 규정에 따라 예상 수익률 표기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운용 안정성 장치도 함께 제시됐다. 김 사장은 “회사 자금도 5%를 함께 투입한다”며 “자기 자금이 들어가야 운용에도 더욱 책임감을 가질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 운용 방향과 관련해서는 “기업금융 70%, 모험자본 25%라는 규정을 지킬 것”이라며 인수금융과 메자닌 등 IB 영역 자산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외 자산 비중에 대해서는 “미국 등 글로벌 시장의 금리가 더 높아 일정 비율을 담으면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적정 수준의 해외 자산을 담을 수도 있다”고 했다.

김 사장은 IMA 확대의 가장 큰 과제로 판매보다 운용 자산 파이프라인을 꼽았다. 그는 “상품을 많이 판매하려면 그만큼 운용할 자산, 즉 딜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며 “IB 본부와 매주 회의를 열어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직접 찾아다니며 기업금융 수요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점유율 경쟁보다 중요한 것은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며 “IMA는 일회성 상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 자본시장을 키우기 위한 제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금융 당국 역시 많은 협조를 해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