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로 편입된 ABL생명이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General Agency)인 에이비에이(ABA) 금융서비스의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보험업계가 대형 GA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 ABL생명은 지난 3일 100% 자회사인 ABA금융서비스를 유한회사에서 주식회사로 변경하는 안을 의결했다. 주식회사 정관을 새로 만들고, 이사·감사 선임도 이뤄졌다. ABL생명 관계자는 “ABA금융서비스의 사업 규모가 확대됐다. ABL생명이 금융지주로 편입된 만큼 전문적인 지배 구조와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생각돼 주식회사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ABL생명 사옥./ABL생명 제공

ABL생명은 2019년 1월 자본금 100%를 출자해 ABA금융서비스를 설립했다. 지난 10월에는 ABA금융서비스에 142억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ABA금융서비스는 지난 7월 소형 GA인 에이비씨(ABC)라이프의 사업 부문을 인수하며 규모를 확대했다.

ABA금융서비스는 2022년 흑자 전환했고, 올 상반기에는 1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계약 건수는 2023년 4만9435건에서 이듬해 5만8428건으로 증가했고, 이 기간 수수료 수익은 371억원에서 449억원으로 21% 증가했다. 올 상반기 신계약은 3만6147건이다.

ABA금융서비스는 설계사를 2000명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 3000명 이상을 초대형 GA, 500명 이상을 대형 GA로 분류한다. ABA금융서비스 설계사 수는 작년 상반기 말 684명에서 올 상반기 말 973명으로 1년 새 300명 이상 늘었다.

ABL생명 자회사인 ABA금융서비스 홈페이지 화면. /인터넷 캡처

보험사는 자회사형 GA를 강화하는 추세다. 상품 제조와 판매를 분리하는 ‘제판 분리’ 이후 자회사형 GA의 영향력이 커진 영향이다. 한화생명은 전속 영업 조직을 통째로 떼어 내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후 ABL생명을 비롯해 미래에셋생명과 KB라이프, 흥국생명 등도 자회사형 GA를 도입했다.

ABL생명은 GA는 물론 전속 설계사 채널도 강화하며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편입 이후 선임된 곽희필 ABL생명 대표는 설계사 출신으로 한때 GA 대표를 역임하는 등 영업통으로 손꼽힌다. ABL생명은 올해 1~9월에 83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2% 늘어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