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은 현대제철이 미국 전기로 제철소 투자 지분을 확정한 것에 대해 “미국의 철강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는 중장기 전략으로, 재무 부담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17일 분석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미국 자동차강판 특화 전기로 제철소에 14억6000만달러(약2조1500억원)를 투자한다고 16일 공시했다. 투자지분 외에 다른 내용은 지난 3월 공시 내용과 같다.
총 투자비는 약 58억달러로, 절반은 자기자본, 나머지 절반은 외부 차입으로 조달한다. 필요 자기자본(약 29억달러) 절반인 약 14억6000만달러를 현대제철이 부담하는 구조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룹 계열사이자 주요 수요처인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각각 4억40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15%씩을 확보, 현대차그룹이 총 80% 지분을 보유한다”며 “그룹 차원에서 북미 주력 차종에 필요한 자동차강판을 관세 부담에서 벗어나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조달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미국 전기로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는 단순 설비 확장이 아닌 미국의 철강 보호무역주의와 탄소 규제 강화 흐름에 대응하는 중장기 전략으로 평가된다”며 “자동차강판이라는 고부가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함으로써 관세와 물류비 부담을 경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제철소는 직접환원철과 철스크랩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전기로 기반 구조로 설계되어 제품 기준 탄소배출량이 고로 대비 약 70% 수준까지 줄어들 것”이라며 “아울러 미국 전기로 제철소는 중장기적으로 수소환원 기술 적용 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여갈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투자비에 대한 현대제철의 재무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로 제철소의 상업 생산은 2029년 1분기로, 투자 시점이 분산돼 투자비 지출이 단기간에 집중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그는 “3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 2조2500억원과 예상되는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약 2조5000억원 수준을 고려하면 차입이나 유상증자 없이도 조달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