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여성 전문 패션 플랫폼 퀸잇. /라포랩스 제공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6일 16시 05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중장년 여성 패션 플랫폼 ‘퀸잇’ 운영사 라포랩스가 1100억원 규모 SK스토아 인수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할 수 있게 됐다. 벤처캐피털(VC) 알토스벤처스에 이어 카카오벤처스까지 추가 투자 방침을 정하면서 440억원 출자를 확약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라포랩스는 현재 약 650억원 규모의 현금(단기금융상품 포함)을 보유했다. VC 출자 확약 자금을 더하면 1090억원이 된다. 여기에 VC 컴퍼니케이파트너스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대주주 변경 승인 등 제반 절차 완료를 전제로 100억원 투자를 정했다.

16일 VC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벤처스는 최근 SK스토아 인수를 추진하는 라포랩스의 우군을 자처했다. 최근 내부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라포랩스가 진행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4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확약서(LOC)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라포랩스는 앞서 SK스토아 매각전에 참전, 우선협상대상자에 올랐다. 인수 대상은 SK텔레콤이 보유한 SK스토아 지분 100%다. 이달 초 SK텔레콤과 SK스토아 매각·인수 조건에 최종 합의, 본계약을 앞뒀다. 최종 인수가는 1100억원 내외로 관측된다.

카카오벤처스의 40억원 투자는 라포랩스의 인수 대금 마련 지원 성격으로 풀이된다. 2020년 설립된 연 매출 711억원 수준의 적자 스타트업이 지난해 기준 연 매출 3023억원의 흑자 기업 인수를 추진하면서 스타트업의 차입매수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카카오벤처스의 투자 확약으로 차입매수 우려는 사라지게 됐다. 앞서 알토스벤처스가 400억원 투자를 확약한 데 더해 카카오벤처스까지 40억원 투자를 정하면서다. 모두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일각에서 염려하는 부채를 일으켜 기업을 인수하는 차입매수는 아니게 됐다.

알토스벤처스와 카카오벤처스는 4050 전문 패션 플랫폼 운영사인 라포랩스가 홈쇼핑 채널 운영사인 SK스토아 인수 시 사업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퀸잇은 홈쇼핑 채널을, SK스토아는 모바일 채널을 확보하게 된다.

VC들은 특히 퀸잇을 기반으로 SK스토아가 가파른 성장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KT알파, 롯데홈쇼핑 등 홈쇼핑 업체들이 이미 퀸잇을 온라인 판매 확대 수단으로 활용해 왔기 때문이다. 이번엔 퀸잇이 직접 홈쇼핑의 기획 상품을 들이는 구조다.

카카오벤처스 로고.

VC 지원에 라포랩스는 SK스토아 인수 대금을 현금으로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라포랩스가 동원할 수 있는 현금·현금성 자산과 단기 금융 상품은 약 650억원으로, 확약된 알토스벤처스(400억원)와 카카오벤처스(40억원)의 투자 포함 시 1090억원 현금을 갖추게 된다.

라포랩스는 SK스토아 인수 이후 추가 투자 자금까지도 모두 현금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수 대금 마련을 상당 부분 마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컴퍼니케이파트너스, KB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등 VC들의 투자 검토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방미통위 대주주 변경 승인 등 제반 절차 완료를 전제로 1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KB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도 SK스토아 인수에 따른 라포랩스의 기업가치 상승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각각 100억원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금 조달을 상당 부분 마무리한 라포랩스가 향후 넘어야 할 산은 방미통위 승인과 노조 반발 정도로 압축된다. 데이터 홈쇼핑사인 SK스토아는 공공성 기반 승인 사업자로, 대주주 변경 시 방미통위 승인이 필요하다. 본계약 30일 안에 대주주 변경 신청을 해야 한다.

여기에 SK브로드밴드노동조합 산하 SK스토아 지부가 근로조건의 온전한 승계, 고용 안정 보장, 단체협약 승계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의 ‘매각 무조건 반대’에서 한 걸음 물러선 것이지만, 고용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