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은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에 비철금속 제련소를 건설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중국이 장악한 글로벌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탈피하려는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에 고려아연이 핵심 파트너로 등극한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제공

앞서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에 약 11조원(약 74억달러) 규모의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를 건설하는 ‘크루서블 프로젝트(Crucible Project)’를 전날 발표했다. 자금 조달과 전략적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미국 현지 합작법인인 크루서블 JV LLC를 대상으로 약 2조8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단행하기로 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상무부와 전쟁부의 직접적인 지원과 참여는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민간 투자를 넘어선 한·미 경제 안보 동맹의 상징적 자산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면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이 계약을 두고 ‘탈중국 공급망 구축’ 의 결정판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다만 최윤범 회장 측 경영진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MBK 연합은 이번 유상증자를 두고 “경영권 방어를 위해 회사의 주주 가치를 훼손하고 아연 주권을 포기하는 배임 행위”라고 규정하며,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예고했다.

그러나 박 연구원은 미국 정부와의 파트너십이 고려아연 경영진에게 강력한 명분을 제공할 것으로 봤다. “회사의 이익뿐만 아니라 한미 동맹과 경제안보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는 논리는 향후 법정 공방에서 “경영권 방어용”이라는 MBK 측의 주장을 반박할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