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2월 10일 16시 1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애슬레저 브랜드 ‘안다르’의 모회사인 코스피 상장사 에코마케팅이 호전실업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호전실업은 지난해 소액주주들과 주주환원책을 두고 한 차례 갈등을 겪은 바 있으나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회사에 주가부양책과 주주환원책을 요구하면서 내년 주주총회에서 있을 임원 재선임 투표에서 반대표 행사를 예고한 상황이다. 호전실업 지분을 취득한 에코마케팅은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서 호전실업의 우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코마케팅의 자회사 데일리엔코와 특별관계자인 김철웅 대표, 에코투자파트너스는 8일 호전실업 주식을 장내 취득해 지분율을 5.36%까지 늘렸다. 에코마케팅은 지난 11월 호전실업 지분 5%를 처음 취득한 이후 지속해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지난 8일 주식 보유 목적도 기존 ‘단순 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바꿨다.
호전실업은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을 하는 코스피 상장사다.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나이키, 노스페이스, 언더아머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력하면서 안정적인 수주 구조로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 호전실업의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635억원, 영업이익 143억원, 당기순이익은 155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실적과 달리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017년 상장 당시 공모가는 2만5000원이었으나, 상장 직후부터 주가는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3년 이후로는 8000원대 박스권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현재 호전실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5.4배 수준으로, 코스피 평균인 19.11배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실적에 비해 주가가 한참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호전실업 소액주주연대는 지난해부터 회사를 상대로 주주환원을 통한 주가 부양을 요구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금 증액, 대표이사 급여 삭감 등이 당시 요구 사항이었다. 회사가 주주환원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경쟁사에 소액주주연대의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계획까지 내놓았다.
호전실업은 이후 자사주 매입·소각, 감액배당 등 주주환원책을 내놨으나 분쟁은 계속되고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회사의 주주환원책이 보여주기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호전실업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회사가 소액주주들의 요구를 많이 들어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자사주 매입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주가를 누르는 정황이 확인되는 등 주가 부양 정책이 실효성이 없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와 소액주주 간의 갈등은 내년 3월 예정된 이사 재선임 투표에서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박용철 호전실업 대표와 사외이사 감사 2명을 포함한 이사 3명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돼 재선임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소액주주연대는 재선임에 반대하겠다는 뜻을 회사에 밝힌 상태다.
현재 호전실업의 오너 일가인 박진호, 박용철 대표이사가 지분 약 40%를 들고 있으나 ‘3%룰’로 인해 감사 선임 시에는 각각 3%의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다. 현재 소액주주연대가 모은 호전실업의 지분은 약 1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에코마케팅이 호전실업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추후 벌어질 분쟁의 우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3%룰로 오너 일가의 의결권이 제한된 상황에서 사업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쌓아 온 에코마케팅이 참전한 것이다.
호전실업과 에코마케팅은 과거부터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호전실업은 지난 2020년 안다르에 약 70억원을 투자하면서 지분 7.5%를 확보한 바 있다. 지분을 취득한 그해 안다르는 경영 실적 악화로 파산 위기에까지 몰렸으나 2021년 에코마케팅이 인수하면서 경영 상태가 빠르게 회복했다. 올해에는 경쟁사를 누르고 분기 매출 1위에 오르면서 애슬레저 국내 1위 브랜드를 탈환하는 데 성공하기까지 했다.
다만 이번 에코마케팅의 참전에도 사외이사 감사의 재선임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호전실업 최대주주 2인과 에코마케팅 계열사 2곳, 김철웅 대표를 포함하면 최대주주 측 의결권은 약 11.3%가량이다. 소액주주들이 모두 반대표를 행사하지는 않겠으나, 수적으로는 분명히 밀리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