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0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0.25%포인트 내렸다. 시장의 전망대로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진 데다,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 결정 이후 열린 기자 회견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이면서 미국 증시는 상승했다.
연준은 금리 인하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최근 몇 달간 고용 측면의 하방 리스크가 증가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9월 이후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연 2.5%)와 미국 금리 간 격차는 1.25%포인트(상단 기준)로 좁혀졌다.
미 연준이 내년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지, 그 폭은 어느 정도일지는 불확실하지만 연준은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금리 결정과 함께 낸 성명서에는 ‘추가 조정의 범위와 시기(the extent and timing of additional adjustments to the target range for the federal funds rate)’를 고려해 향후 금리를 결정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신중하게 평가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해당 발언이 통화정책 방향을 급격하게 바꾸지 않겠다는 것, 즉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을 크게 낮췄다는 평가다.
19명의 연준 위원이 전망하는 앞으로 금리 수준을 표시한 점도표(dot plot)를 보면 내년 말까지 한 차례 더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연준이 앞으로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골디락스’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 점도 눈에 띈다. 파월 의장은 “새로운 관세가 없다면 재화 인플레이션은 내년 1분기 정점을 기록할 것”이라며 고용 시장도 크게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하와 함께 연준이 단기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조기 시행하기로 한 점도 긍정적이다. 미 연준은 12일부터 지급준비금이 충분해질 때까지 단기 국채 매입 정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당장 400억달러 규모를 매입하고, 매월 매입 규모를 발표할 계획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은 아니지만 단기 자금시장 경색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이고 동시에 금융시장에 유동성 확대 기대감을 강화시키는 동시에 달러화에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금리 정책에 대한 금융시장의 불안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