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RA) 상품에 적용되는 성과보수 수수료를 고객과 합의에 따라 정하겠다며 관련 약관을 개정했지만, 수수료율에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상품의 성과 보수율은 15%로,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10일부터 개정된 퇴직연금 RA 일임서비스 약관을 시행했다. 관련 20개 상품의 성과보수가 기존 ‘기준수익률 0% 이상 수익금의 15%’이었던 것을 ‘고객과 합의한 기준수익률 초과분에 대하여 고객과의 합의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 문구로 일괄 수정했다.
퇴직연금 RA 일임 서비스는 개인형 퇴직연금계좌(IRP)에서 RA가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춰 알아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조정하는 인공지능(AI) 자동투자 서비스다. 올해 3월 말부터 NH투자증권, 삼성·쿼터백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파운트, 삼성증권 등 금융위원회가 지정한 투자일임업자들이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출시했다. 투자자는 일임 보수 기준을 정률형 또는 수익금 발생 시에만 수수료를 떼는 성과 연동형 중 선택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약관을 수정한 후 금융투자협회의 요청 사항을 반영한 것이라고 공지했다. 자본시장법상 성과보수는 금융위 고시 요건을 갖춘 기준 지표 또는 투자자와 합의에 따라 정한 기준수익률에 연동해 산정돼야 한다. 금투협 측은 확정적으로 15%라고 정한 수수료 수준이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지난 6월 NH투자증권에 전달했고, 이번 약관 개정은 이를 반영한 조치라고 한다.
다만 수수료율은 기존과 동일하다. 또 이번 개정으로 투자자들이 수수료율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개정안 문구에 나오는 ‘합의’는 수수료율 등 해당 약관에 맞춰 계약하겠다는 의미로, 기존 수수료율을 바꿀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수수료율은 공통 약관이다 보니 금투협의 의견에 따라 개별 상품 설명서에 수치를 기재하지 않는 방식으로 표기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한편 NH투자증권의 성과 연동형 보수는 연 15%로, 미래에셋운용(8%), 파운트(9.5%), 삼성·쿼터백운용(10%) 등 타사 대비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