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삼성전자에 대해 미국발(發) 인공지능(AI) 전쟁으로 내년도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량이 3배 폭증할 것으로 10일 분석했다. 그러면서 투자 의견 ‘매수(Buy)’와 목표주가 14만원을 유지했다. 전 거래일 삼성전자 종가는 10만8400원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도 HBM 시장 규모가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애플리케이션 특화 반도체(ASIC) 칩인 Maia200의 HBM 탑재량이 288GB로 크게 증가할 것인 데다, 구글(Google)의 텐서처리장치(TPU) V7e는 HBM 용량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ASIC를 주요 고객으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2026년 HBM 총 출하량은 올해 대비 3배 급증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HBM 부문은 2026년 전년 동기 대비 약 212% 증가한 총 111억Gb의 bit 출하량과, 매출액은 197% 증가한 26조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AI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점도 수요 증가 요인이다. 박 연구원은 “2027년에는 엔비디아의 루빈 울트라와 ASIC 칩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HBM 시장 규모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삼성전자는 현재 엔비디아에도 HBM을 공급하고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 그는 “2026년 2분기에는 엔비디아 루빈(Rubin)에 탑재될 HBM4 출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신규 수요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그는 “메타(Meta)의 경우 2026년 출시 예정인 MTIA v3에 기존 LPDDR5 대신 HBM3e를 채택해 HBM의 신규 고객사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Amazon)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HBM의 탑재량을 꾸준히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HBM 외 실적 개선 요인도 언급됐다. 그는 “마이크론(Micron)의 낸드(NAND) 공급 감축과 eSSD 수요 증가로 인해 NAND의 수급이 생각보다 더 타이트해지고 있다”며 “2026년 상반기 NAND 고정 가격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 가능성이 높아, 이는 삼성전자 실적의 추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