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들어 코스피 지수가 5.7% 올랐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내다 팔았던 ‘곱버스(인버스 2배)’ ETF를 다시 쓸어 담으며 지수 조정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2월 2~8일)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곱버스)였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상품이 11.63% 손실을 냈음에도 1653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마이너스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즉 지수가 떨어져야 돈을 버는 상품으로, 개인들이 단기 조정에 적극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12월 들어 곱버스 매수세가 뚜렷하다. 같은 상품을 놓고 보면 개인은 12월 1~9일(7거래일) 동안 1755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11월 한 달간은 2207억원을 내다 팔았다.
11월 초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4200선을 돌파한 뒤 7% 넘게 빠지자, 개인은 “이제 조정 끝났다”며 곱버스를 처분했다. 하지만 12월 들어 3920선에서 4150선까지 빠르게 회복하자, 다시 “곧 또 빠질 것”이라며 곱버스를 쓸어 담은 것이다.
증권가도 12월 증시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대기 매수세가 견조하다는 강세장의 특징 있다”라는 낙관론과 “연말까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12월 코스피 지수에 대해 “특별한 이벤트가 부재한 가운데 지수가 상승 중”이라며 “약세장과 달리 대기 매수세가 견조하다는 강세장의 특징을 방증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유동성 환경은 안정화되고 인공지능(AI) 성장 스토리는 여전히 확장되면서 산타 랠리를 기대할 수 있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11일 새벽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 금리 결정을 내리는 가운데 “만약 연준의 조치로 증시 환경이 개선된다면 코스피 지수는 지금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증시는 연말 랠리보다 1월 실적 시즌을 정비하는 구간”이라며 “12월은 랠리를 보이거나 차익실현할 시기가 아니라 구조적 성장 업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정비할 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