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2월 9일 16시 23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밀크티 브랜드 공차 인수 이후 국내 시장에서 잠잠했던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TA어소시에이츠가 엑소코바이오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창업자가 기업공개(IPO)와 소수 지분 매각을 우선 고려하고 있어 인수 성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023년 엑소코바이오 최대주주에 오른 벤처캐피털(VC) K2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는 지분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K2인베스트먼트가 펀드 형태로 보유한 지분은 전체 주식의 34.1%다.

매각가액은 7000억원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다. 다만 원매자와 매각 측이 원하는 거래 방향이 달라 협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TA어소시에이츠는 K2인베 지분 전체를 사들여 경영권을 인수하길 원하지만, 창업자인 조병성 엑소코바이오 대표가 K2인베스트먼트 지분 매각 이후 최대주주로 올라서길 원하고 있다.

K2인베는 보유 지분을 여러 재무적 투자자(FI)에게 나눠 팔고, 조 대표가 최대주주 지위를 차지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하려 하고 있다. K2인베 지분을 인수한 FI들은 향후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면 된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엑소코바이오 지분을 14.4% 보유하고 있다. K2인베에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행사하면 지분을 24.63%까지 늘릴 수 있다.

창업자의 소송 리스크는 변수다. 조 대표는 회사 창업 멤버인 전 임직원들과 민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전 임직원이 해고되는 과정에서 저가에 회사 주식을 처분해야 했던 것에 반발해 부당해고 및 주식 취득 관련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최근에는 전 임원들이 조 대표가 주식 반환 확약 문서를 위조했다고 주장하며 형사소송까지 제기한 상황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K2인베가 구주 매각 위주로 진행하려 했으나, 일부 PEF 운용사가 경영권 인수를 제안한 상황”이라며 “다소송 이슈로 인해 딜 프로세스 전반이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2017년 설립된 엑소코바이오는 엑소좀 기술을 기반으로 한 코스메슈티컬(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엑소좀은 세포에서 분비되는 나노 크기의 소포체다. 엑소좀에는 다양한 생체분자가 들어 있어 세포 간 신호 전달, 재생, 면역 조절 등의 역할을 한다.

TA어소시에이츠는 2019년 공차코리아 인수로 국내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국내에서 다양한 식음료 업장 경영권 인수를 검토했지만 투자로 이어지진 않았다. 1968년 설립돼 미국 보스턴을 비롯해 멘로파크, 영국 런던, 인도 뭄바이, 홍콩 등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현재까지 전 세계 500곳 이상의 기업에 투자한 이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