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배당주 랠리에 리츠주도 동반 상승하고 있지만,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만 역주행 중이다. 상장 당시 약속한 고배당 기조는 유지하고 있지만, 정작 부동산 투자 수익이 아닌 보유 현금을 까먹으며 배당을 주고 있어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주가는 올해 들어(1월 2일~12월 9일) 35% 급락했다. 지난해 말 2000원을 넘었던 주가는 최근 1320원 수준까지 밀렸다. 올해 상·하반기 각각 1주당 127원씩 배당을 줬지만, 주가 하락 폭이 훨씬 커 연초에 산 투자자는 배당금을 받아도 손실을 봤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국내 리츠에 투자하는 ETF인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와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가 각각 11.8%, 8.9%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홈페이지./조선비즈

이 리츠 주가가 하락하는 이유는 기초자산이 내는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미국 정부 기관이 장기 임차한 오피스 건물 등에 투자하는 미국 부동산 펀드 3곳(USGB, PRISA, USCP)에 투자하는 재간접 리츠다. 투자 자산에서 이익이 나면 이를 배당으로 돌려주는 구조다.

상장 당시 회사는 초기 2년 공모가(3000원) 대비 배당률을 8.5%로 확정했다는 점을 투자 포인트로 설명했었다. 단순 계산하면 배당 주기마다 111억원 이상 수익을 내야 한다.

그런데 회사 공시에 따르면 상장 이후 회사는 매반기 3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다. 리츠가 투자하는 3개 펀드의 분기별 수익률은 상장 이후 높아야 1~2% 안팎, 낮을 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초자산을 운영해 발생한 수익에서 비용을 제한 뒤 배당을 주는데, 수익이 낮다보니 배당금 지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주가가 하락하자 회사가 꺼내든 자구책은 순이익 대신 주식발행초과금 전입액을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었다. 주식발행초과금 일부를 이익잉여금으로 옮겨 반기마다 시가배당률 7~8%에 이르는 배당을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회사의 주식발행초과금은 2024년 8월 말 1141억원에서 올해 2월 말 1096억원으로 줄었고, 올해 8월 말 기준으로는 1056억원으로 더 줄었다. 그만큼 손실은 누적됐다. 같은 기간 결손금은 336억원, 424억원, 511억원으로 늘었다. 회사가 약속한 배당을 지속하고는 있지만, 리츠 수익성의 지속성에는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다.

리츠가 제 살을 깎아 겨우 배당을 유지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지만, 관계사들은 적지 않은 이익을 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캐피탈은 리츠에 100억원 넘는 돈을 대출해 줬는데, 여기에는 연 4.8% 이율이 적용된다. 신한리츠운용의 경우 자산의 투자운용업무 위탁계약을 맺어 자산관리 수수료를 받고 있고, 신한은행은 자산 보관·관리 업무를 맡아 수수료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