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랠리에서 외면받던 중소형 건설주가 급등하고 있다.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정책에 중소 건설사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에 관련주에도 온기가 돈 것이다. 다만 중소형 건설주의 경우 시가총액이 작아 투기성 자금이 몰리는 경우가 많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지난 11월 26일 ‘9.7 주택공급 확대방안 후속조치’를 발표한 이후 중소형 건설사 주가가 급등했다. 이 기간(11월 27일~12월 9일) 중소형 건설사 상지건설과 일성건설, 동신건설 주가는 각각 108.31%, 83.32%, 39.20% 상승했다. 이들 종목 주가가 급등하자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같은 기간 한신공영과 금호건설 주가도 각각 19.83%, 8.23% 상승했다. 대형 건설사인 현대건설(11.80%)과 삼성물산(8.85%)의 주가 상승률보다 높았다.
정부는 2026년에만 수도권에 2만 9000호 규모의 공공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135만 호의 주택을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의 공공주택 사업에는 대형 건설사보다 중소형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주택 건설 사업은 주택 공급이라는 목적상 공사비와 분양가가 높지 않아 대형 건설사들이 참여할 유인이 적기 때문이다. 반면 안정적인 현금 확보가 중요한 중소형 건설사들이 이 사업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지만 내년 건설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면서 중소형 건설주 주가가 급등했다”며 “공공 비중이 확대되는 만큼 높은 수익보다 안정성을 추구하는 중소형 건설사들의 수혜가 클 것”이라고 했다.
공공주택 사업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룬 대표적인 사례가 금호건설이다. 공공주택 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금호건설은 올해 공공주택 공급사업을 1조7776억원 규모로 수주했다. 이는 전년 대비 1조1292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금호건설의 올해 3분기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3분기 대비 각각 1604억원, 1728억원 증가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024년 이후 건설 원가가 안정화되고 외주 비용이 하락하면서 원가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며 “일부 공공 주택 수주 증가로 대형사보다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실적 개선과 공공주택 사업에 대한 효과로 중소형 건설주 주가가 들썩이고 있지만,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오랫동안 저평가받았던 이들 종목은 시가총액이 작기 때문에 투자 자금이 조금만 유입돼도 주가가 큰 폭 등락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종목의 경우 투기성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도 포착된다”며 “회사 실적과 성장성을 따져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