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증권은 9일 DL이앤씨에 대해 환금성 높은 투자부동산과 업사이드(상승) 가능성이 높은 투자 주식 등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투자 의견 ‘매수(Buy)’와 목표 주가 5만2000원을 유지했다. DL이앤씨의 전일 종가는 4만1050원이다.
iM증권은 DL이앤씨가 기존에 보수적인 수주 기보와 자본 배치 비효율성으로 경쟁사 대비 지속적으로 저평가를 받아왔으나, 보유한 부동산이나 관계 기업에 대해 재평가할 시기라고 봤다.
DL이앤씨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순 현금 934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부동산은 장부가 기준 5494억원을 보유 중으로, 여의도 글래드와 송도 골프장 등 환금성 높은 우량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
투자 주식 장부가는 6007억원으로, 터키 정부가 최소 운영 수익을 보장하는 차나칼레 법인 주식 3569억원을 포함해 다수의 부동산 특수목적법인(PFV) 지분을 보유 중이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말 기준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금액의 자기자본 대비 비율은 11.1%로 경쟁 건설업체 중 가장 낮다”며 “보수적인 경영 기조로 PF 우발채무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DL이앤씨는 아직 개발을 시작하지 않은 오산 세마 등 8950억원의 미착공 용지, 지난해 약 290억원을 투자한 X-Energy에 대한 지분 가치 등을 보유하고 있다. 오산 세마 미착공 용지는 이미 3000억원 정도 손실 충당금을 반영해 뒀다.
현재 DL이앤씨의 최대 주주는 24.82%의 지분을 가진 DL과 특수관계인이다. 국민연금이 2대 주주로 올해 3분기 말 기준 9.12%를 보유하고 있다. 그다음으로는 미국 투자자문사인 코페르닉 글로벌(Kopernik Global)이 지분 8.46%를 갖고 있다.
배 연구원은 “최대 주주의 낮은 지배력과 낮은 부실 위험, 그에 반해 매우 높은 현금성 자산 보유, 보수적인 주주환원 정책, 환금성 높은 글래드 여의도 등 비핵심자산 보유는 행동주의 펀드들이 충분히 개입을 유도할 만한 사안들”이라고 설명했다.
DL이앤씨의 별도법인과 해외법인의 2026년 예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한 5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21.9% 증가한 4160억원이다.
배 연구원은 “내년 이후 DL이앤씨 실적의 변수는 플랜트 수주다. 보수적인 플랜트 수주 기조로 올해 수주가 매우 부진했고, 유의미한 수주가 없다면 2026년 이후의 플랜트 매출액은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중동과 유럽에서 각각 조 단위의 플랜트 수주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달성 시 2027년 다시 매출 증가 추이를 그릴 수 있다”며 “추가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시 플랜트 부문에 수혜가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