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금양의 유상증자 계획이 4차례나 지연된 데 이어, 차선책으로 제시한 405억원 규모 단기차입금마저 입금되지 않았다. 한국거래소가 부여한 개선기간이 이제 4개월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류광지 금양 회장./뉴스1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양은 4050억원 규모 유상증자 납입일을 4차례 연기한 데 이어, 지난 3일로 예정됐던 단기차입금 실행도 불발됐다고 공시했다.

한 때 시가총액이 10조원에 달하던 금양의 상장폐지 위기는 올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3월 금양은 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며 누계벌점이 17점으로 늘어났다. 이에 관리종목 지정 조치를 받고, 코스피200에서도 퇴출됐다.

더 큰 위기도 찾아왔다.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것이다. 당시 금양의 감사인인 한울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 그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거래소가 오는 2026년 4월 14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하기로 결정하면서 상장폐지는 미뤄지게 됐다.

금양은 1년의 개선기간 동안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재무구조 개선이 절체절명의 과제가 됐고, 류광지 금양 회장은 올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내와 해외에서 자금을 빠르게 조달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6월 금양은 40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증자 유상증자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계획을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업체인 ‘스카이브 트레이딩&인베스트먼트’에 신주를 발행해 4050억원을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납입일은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4차례나 미뤄졌다. 회사는 납입일을 변경할 때마다 “해외 송금 과정 업무 진행이 원활하지 않았다” 등을 이유로 들었다. 자본시장업계에서는 신주 인수자인 스카이브의 실체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여러 차례 나왔다. 올해 3월 설립된 신생 법인일뿐더러, 자본금도 1억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미뤄진 유상증자 입금일이었던 지난달 28일마저 자금이 들어오지 않자, 금양은 유상증자 금액의 10%인 405억원을 유상증자 대상자인 스카이브로부터 단기차입금 형식으로 우선 입금 받겠다고 밝혔다. 투자금을 유치하기로 한 상대로부터 단기차입금을 빌린다는 이례적인 구조에 시장의 의구심이 커졌고, 역시나 지난 3일로 예정돼 있던 단기차입금마저 실행되지 않았다.

금양은 공시에서 “투자사의 송금 절차상의 문제로 실행되지 않았다”며 “단기차입이 실행되는 날에 정정공시하겠다”고 했다.

한국거래소가 부여한 개선기간 종료(2026년 4월 14일)가 이제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단기차입금 관련 얘기가 공시로 나온 만큼 조금 기대했었는데 이번에도 안 들어왔다”면서 “이렇게 시간만 끌어서 4월까지 기다려야 하나”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