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성 울산공장./후성 홈페이지 캡처

이 기사는 2025년 12월 4일 10시 22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한국내화가 자기주식(자사주) 전량을 모기업 후성이 가진 또 다른 계열사 한텍 주식과 교환했다. 자사주의 전량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이 조만간 처리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그 전에 자사주를 활용해 지주사 중심의 지배구조를 강화한 것이다. 이는 후성그룹의 승계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내화는 지난 1일 자사주 562만9960주를 후성이 보유한 한텍 주식 34만6267주와 교환했다. 한국내화 주식의 교환 단가는 지난 1일 종가와 같은 2085원이다. 총 140억원 규모의 주식을 교환했다.

후성그룹은 후성, 한국내화, 한텍을 비롯해 퍼스텍까지 상장사 총 4곳과 비상장사 24곳을 두고 있다. 김근수 후성그룹 회장과 김용민 부회장 등 오너 일가는 개인 명의 지분으로 상장사 네 곳을 지배하고 있으며, 지주사 격인 후성홀딩스(옛 후성HDS)는 주로 비상장사들의 지분을 들고 있다.

후성그룹 내 상장사들은 최근 들어 잇달아 자사주를 처분하고 있다. 퍼스텍은 지난달 자사주 17만7101주를 후성홀딩스에 매각했다. 후성도 소량이지만 자사주 94주를 후성홀딩스에 넘겼다.

이를 통해 잠들어 있던 자사주의 의결권이 부활했고, 후성홀딩스는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력을 소폭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 8월에는 비상장사 일광이앤씨가 보유하고 있던 후성 주식이 후성홀딩스에 매각된 바 있다.

그동안 후성그룹은 지주사 격인 후성홀딩스보다는 오너 일가가 직접 주력 상장 계열사들의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를 확고히 해왔다.

후성의 경우 김용민 부회장(20.85%)과 김근수 회장(11.69%)이 도합 32%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한 반면 후성홀딩스의 지분율은 11.33%에 그친다. 한국내화 역시 김근수 회장 부자(25.4%)의 지분율이 후성홀딩스의 지분율(15.94%)보다 높다. 퍼스텍의 경우 김 회장 일가의 지분율이 43.99%에 달하는 반면 후성홀딩스의 지분율은 0.3%에 불과하다. 한텍의 경우 후성홀딩스가 가진 지분이 전혀 없다. 그룹 전반에 걸쳐 오너 일가의 지배력은 견고하지만, 지주사 역할을 해야 할 후성홀딩스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작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그룹이 진행한 일련의 자사주 처분 작업을 시작으로 후성홀딩스의 무게감이 커질 것으로 관측한다. 한 회계사는 “비상장 지주사를 통해 승계하면 가치평가 방식이 상장 주식과 달라 실질적으로 상속·증여세를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승계를 앞두고 지주사 체제를 강화하는 사례는 앞서서도 여럿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