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업계에 대출 부실 경고등이 켜졌다. 2021년 이후 최근 4년새 보험사 전체 대출 연체액이 6배 늘고, 평균 연체율은 13배쯤 급등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부동산담보대출 연체액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일 땅집고와 부실채권 거래 플랫폼인 엔플랫폼이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를 활용해 국내 생명보험사 22곳과 손해보험사 17곳 등 총 39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부동산담보대출 연체액 증가율 상위 손보사

보험사 전체 대출채권 연체액은 2021년 6월 2648억원에서 올 6월 1조5269억원으로 약 5.8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평균 연체율도 0.07%에서 0.89%로 12.7배나 뛰었다. 손보사 연체액은 지난 4년간 798억원에서 1조1686억원으로 15배 가까이 급증했다.

연체는 대부분 부동산담보대출에서 발생하고 있다. 보험사 평균 연체율은 2021년 0%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2024년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 본격화로 일부 보험사의 경우 최고 18%까지 급등했다.

손보사의 부동산담보대출 부실화 속도가 생보사보다 훨씬 빠르다. 롯데손해보험·흥국화재·메리츠화재 등 3개사가 대표적이다. 가장 심각한 곳은 롯데손보. 연체액이 2021년 0원에서 올 6월 160억원까지 늘었다. 연체율 18%로 업계 최고다. 같은 기간 대출 잔액이 3879억원에서 918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연체금은 오히려 더 불어났다.

롯데손보 측은 “올해 2월 더팰리스73의 브릿지론 대출채권자산을 이지스자산운용에 매각해 목표수익률을 상회하는 등 투자회수 성과를 보였다”며 “연체율 지표가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은 위험자산 감축 작업으로 인한 일시적인 효과이며, 연체금이 늘어난 것은 고금리 시대와 지난해 이후 정부의 부동산PF 정상화 작업 등으로 인한 업계 공통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흥국화재도 연체액 규모가 커지고 있다. 2021년 14억원에서 2025년 355억원으로 25배 이상 늘었다. 연체율은 9%로 뛰었다. 절대 금액으로는 메리츠화재가 압도적이다. 메리츠화재의 부동산담보대출 연체금은 2021년6월 1억 원대에서 올해 603억원으로 급증했다. 연체율도 6%에 달한다.

손보사 연체가 급증한 이유는 생보사보다 기업·사업자·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탓이다. 생보사는 장기 보험 부채에 맞춰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한다. 반면, 손보사는 단기 운용자산 비중이 높아 중·고위험 대출 비중이 더 큰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특히 2020~2022년 경기 호황기에 일부 손보사가 상가·창고·근린생활시설 등에 담보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렸고, 이 자산들이 금리 급등과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았다.

생보사 역시 손보사만큼 급격하진 않지만 연체 증가가 뚜렷하다. 생보사 전체 부동산담보대출 잔액은 2021년 약 5조원대에서 2025년 약 4조원대로 줄었지만 연체액은 늘었다. 이 중 동양생명, 흥국생명, 한화생명은 연체금 규모가 각각 400억원, 114억원, 486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김기현 엔플랫폼 대표는 “부동산 경기 둔화로 담보가치가 하락하고 거래마저 얼어붙으면서 대출 회수 타이밍을 놓치는 사례가 많아졌다”면서 “일부 보험사는 PF(프로젝트 파이낸싱)나 수익형 부동산에 무리하게 자금을 빌려주는 바람에 리스크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