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바이오 기술 시장에서 한국 바이오 업체들의 위상이 커지고 있다. JP모건, 바이오리서치AI 등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세계 바이오 기술 거래 시장은 1887억달러(약 277조원)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한국은 3.18%로 미국(61.4%), 중국(16.8%)과 격차는 크지만 세계 3위 수준이다. 김현우 서울바이오허브 단장은 “최근 몇 년 새 한국 바이오 업체들의 실력이 급격히 늘면서 다국적 기업들의 한국 바이오 기술 구매가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지난 4월 에이비엘바이오가 미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뇌 질환 치료제를 뇌 안으로 전달하는 기술’을 4조1104억원에 이전하고, 뉴로바이오젠이 미국 사이렉스바이오와 6조5000억원 규모 ‘비만·치매 치료제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등 메가딜(초대형 거래)도 속속 체결되고 있다.
서울바이오허브 등은 지난달 26일 서울 동대문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서 ‘2025 서울 바이오·의료 오픈 콜라보’를 열고 에이비엘바이오, 티엔엘 등 국내 대·중견기업 7곳과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 33곳이 기술 이전 만남을 가졌다고 밝혔다. 서울바이오허브 관계자는 “사전 신청을 받아 마련된 연쇄 미팅에서 총 30건의 공동 연구 등을 위한 후속 논의 약속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정진원 에이비엘바이오 단백질공학팀 이사는 “좋은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과 깊이 있는 1:1 미팅을 했다”며 “우리 입장에서 고민스러운 지점이 있었던 분야의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과 후속 협의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재준 티엔엘 전략기획팀 과장은 “시장 트렌드를 파악할 소중한 기회였다”며 “스타트업들과 공동 연구, 공동 개발, 지분 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협업할 계획”이라고 했다.
스타트업들은 어렵게 개발한 기술의 사업화 기회를 얻게 됐다. 오영선 타깃링크테라퓨틱스 대표는 “대기업 2곳과 만나 내년 1월 후속 논의 일정을 잡았다”며 “협업에 실질적인 관심이 있는 기업들과 만날 수 있어 의미 있었다”고 했다. 신새날 큐어버스 팀장은 “협업 목표로 삼고 있던 대기업과 성공적인 미팅을 했다”며 “우리 회사가 가진 저분자 화합물 발굴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협업을 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