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설비 기업인 제일엠앤에스가 상장 1년 반 만에 유동성 위기를 맞아 지난 2월 발행한 전환사채(CB) 원리금을 연체했다. 코스닥 벤처 펀드와 증권사들이 대거 참여해 인수했던 이 CB가 사실상 회수 불능 위험에 놓인 것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일엠앤에스는 지난달 28일까지 갚아야 했던 CB 원금과 이자 206억6500만원 중 151억2761만원을 지급하지 못했다. 원리금 135억5000만원과 이자 15억7700만원이다.
제일엠앤에스는 올해 초 운영 자금 조달을 위해 포커스자산운용, 에이원자산운용, 타이거자산운용의 펀드와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에 총 19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여기에 이자 16억원가량이 더해지며 갚아야 할 금액은 206억원으로 불었다.
운용사 펀드의 인수 규모는 ▲에이원자산운용 36억원(펀드 8개) ▲지브이에이자산운용 30억원(펀드 5개) ▲타이거자산운용 10억원(펀드 2개) ▲포커스자산운용 5억원(펀드 5개) 순이었다. 증권사 중에서는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각각 20억원으로 가장 많은 물량을 사들였다. 캐피털사에서는 제이비우리캐피탈이 20억원, 신한캐피탈이 10억원의 물량을 샀다.
문제는 제일엠앤에스의 심각한 유동성 악화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회사의 유동부채는 4936억원, 유동자산은 4214억원으로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10억원으로 이미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진 지 오래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이 드러나자 채권단은 지난 5월 ‘기한이익 상실’을 근거로 CB 조기 상환을 요구했다. 기한이익 상실은 기업이 재무 위기에 빠지거나 약정 조건을 위반하면, 원래 만기와 상관없이 채권자가 즉시 전액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조항이다. 이에 제일엠앤에스는 채권단과 협의해 만기 이전에 CB 전액을 되사기로 결정했지만, 결국 지난달 28일 상환 기한까지 55억원만 변제하고 나머지 금액은 갚지 못했다.
주식으로 전환해 손실을 줄이기도 어렵다. 제일엠앤에스는 지난 4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8개월째 거래 정지 상태다. 전환사채는 일반적으로 주가가 전환 가격보다 높을 때 전환해 차익을 실현하지만, 거래 정지로 전환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CB를 인수한 증권사 한 관계자는 “거래 정지 상태라 전환권을 행사해도 엑시트가 불가능하다”며 “회사가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라, 은행 등 선순위 채권자가 먼저 자산을 가져가면, 후순위 CB투자자는 회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제일엠앤에스는 이날 수원회생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동시에 회사 재산 보전처분, 포괄금지명령도 요청했다.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 회사의 모든 채권에 대한 징수와 추심이 중지된다.
한편, 이차전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 4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제일엠앤에스는 공모주 청약에서 경쟁률 1438.9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청약 증거금은 약 9조4971억원, 청약 건수는 48만6581건을 기록한 바 있으며 시장의 기대를 받았다.
제일엠앤에스는 경영 정상화 계획과 진행 일정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