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비 원화 환율을 끌어올리는 주체로 서학개미(해외에 투자하는 내국인 투자자)가 지목된 가운데, 올 들어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투자가 서학개미를 능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최근 개인뿐 아니라 기업들도 달러 예금을 쌓아두며 환율 상승에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일반정부’의 해외 주식 투자는 총 245억1400만달러로 전년 동기(127억8500만달러)보다 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금융기업 등’의 해외 주식 투자는 95억6100만달러에서 166억2500만달러로 74% 늘었다.

통상 해외 주식을 매입하는 일반정부는 국민연금, 비금융기업 등은 개인 투자자로 해석해도 무방하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투자 규모로 봐도 올 들어 3분기까지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투자액은 개인 투자자의 1.5배로, 전년 동기의 1.3배보다 격차가 커졌다.

다만 서학개미들의 활동이 최근 급증하면서 환율을 자극한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환율이 급등한 올해 10~11월에만 123억3700만달러에 달하는 해외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달 시중은행에 쌓인 기업 달러 예금 잔액이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기업 달러 예금 잔액은 537억4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말(443억2500만달러)보다 21% 증가한 것으로, 올해 들어 최대 증가 폭이다. 최근 환율이 계속 오름세를 보이는 데다, 향후 대미 투자를 위해 달러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기업들 사이에서도 달러를 더 쌓아두려는 분위기가 퍼진 것으로 풀이된다.

5대 은행에 개인이 보유한 달러 예금 잔액 역시 지난 27일 기준 122억5300만달러로 8월(116억1800만달러)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