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동결 배경 등을 설명하고 있다./뉴스1

국내 채권 시장의 벤치마크인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년 4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118%포인트 급등한 연 3.013%에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 3%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 31일(3.004%) 이후 처음이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가격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도 각각 0.113%포인트, 0.1%포인트 오른 연 3.197%, 연 3.351%를 기록했다.

이날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하면서 향후 추가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에서 그간 사용하던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되”라는 표현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로 바꿨다. 또 추가 인하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는 문구를 ‘인하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내용으로 수정했다. 시장은 이를 한은이 금융 여건 변화에 따라 추가 인하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상의 ‘인하 사이클 종료 신호’로 받아들인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 시장은 중장기 금리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판단해 채권 할인율을 다시 높여 잡게 되고, 이 과정에서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다만 한은이 금리 인하를 완전히 멈췄다고 단정 짓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통방문에 ‘금리 인하 가능성’이라는 표현이 포함되면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주지는 않았다”며 “다만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금통위원 수가 줄고 문구가 조정되면서 인하 기대감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이미 인하 사이클이 끝났다고 단정하기에도 아직은 이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