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6일 16시 49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국고채 금리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회사채 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연중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던 국고채 금리가 최근 다소 진정됐지만, 채권 시장 변동성 확대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특히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준비하던 기업들이 잇따라 일정을 연기하거나 철회하면서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계획을 철회했다. 당초 SK텔레콤은 다음 달 3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최대 24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SK텔레콤은 오는 11월 1000억원, 12월 11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올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조3845억원 수준인 만큼 단기 상환 여력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인공지능(AI) 사업 확장과 데이터센터 구축 등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조달 수요가 큰 상황에서 시장 변동성이 발행 일정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흥국생명도 올해 두 번째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하다가 일정을 미뤘다. 흥국생명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28일 1000억원(최대 2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했다. 조달 자금 중 800억원은 콜옵션 만기가 도래하는 기존 후순위채 차환에, 나머지 1200억원은 유동성 확충에 사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후순위채 발행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가산금리 부담이 커지자, 회사는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KCC글라스는 이달 27일로 예정됐던 회사채 발행 일정을 다음 달 10일로 연기했다. KCC글라스는 3년물 단일로 1000억원을 발행하기 위해 희망 금리 밴드를 개별 민평금리 대비 -30~+30bp(1bp=0.01%포인트)로 제시한 바 있다. 회사의 3년물 민평금리는 10월 2.9~3.0% 수준에서 움직이다가 11월 들어 3.423%까지 올랐다. 최근 상승세가 다소 꺾였지만 여전히 3.2%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어, 10월과 비교하면 30bp 이상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업들이 연달아 회사채 발행을 미루는 직접적인 배경에는 국고채 금리 급등이 있다. 26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2.8870%, 10년물은 전날보다 소폭 하락한 3.242%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 금리 하락세 영향으로 한국 국고채 금리도 다소 진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불안 심리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국고채 금리는 지난 10월 중순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선 뒤 이달 들어 연중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다.

회사채 발행을 철회하거나 연기한 기업들은 27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한 만큼, 당분간 회사채 발행을 미루는 기업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회사채 투자 심리가 위축된 모습이 통계로 확인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는 23조6111억원으로 전월 대비 16.6% 감소했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국고채 금리가 오름세를 지속한 영향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1일 연 2.596%에서 같은 달 31일 2.716%로 한 달 새 12bp 급등했다.

문제는 내년 초 회사채 만기 물량이 수십조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내년 1월과 2월 회사채 만기 도래 규모는 각각 11조4500억원, 12조6600억원으로 집계된다. 올해 4분기 발행 계획이 대거 미뤄질 경우, 일부 기업은 자금 운용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서 크레딧물 거래가 줄고, 거래가 성사되는 물량도 금리가 높게 형성되다 보니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시점을 연기하거나 계획 자체를 재검토하는 분위기”라며 “연초에는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집행 수요가 있는 만큼, 그때까지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