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인공지능(AI) 분야 100조원 투자 공약을 발표하며 직접 방문한 퓨리오사AI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통한 기업 공개(IPO)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퓨리오사AI에 부이사장급 고위 임원을 두어 차례 보내 국내 상장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AI 반도체 대표 기업인 퓨리오사AI의 국내 증시 이탈은 현 정부의 AI 육성 및 증시 부양 정책에 상징적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퓨리오사AI는 최근 미국 나스닥 상장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지난달 글로벌 IB인 모건스탠리를 자문사로 내세워 해외 기관 투자자 대상 4000억원 규모 신규 투자 유치를 시작한 것도 나스닥 상장 가능성을 살피려는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설립한 퓨리오사AI는 AI 반도체 칩을 만드는 팹리스(설계 전문) 스타트업으로, 거대언어모델(LLM) 등 추론에 특화한 AI 반도체 칩 설계가 주력이다. 지난해 8월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탑재한 LLM 실행용 2세대 AI 칩 ‘레니게이드2’를 선보였다.

퓨리오사AI는 지난 7월 1700억원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에 등극하면서 국내 공모주 시장 최대 기대주로 각광받았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해 국내 증시 상장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메타가 퓨리오사AI를 인수·합병(M&A) 후보에 올린 이후 해외 기관 투자자와 글로벌 기술 펀드를 중심으로 퓨리오사AI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 중심으로 AI 칩 생태계가 재편되는 흐름에 올라타려면 나스닥에 상장하는 게 기업 가치와 자금 조달 측면에서 더 유리한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움직임에 한국거래소는 퓨리오사AI의 국내 증시 이탈을 막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가 최근 AI 상장 심사 가이드라인을 공개하며 몸값이 다소 비싸도 전향적으로 심사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은 퓨리오사AI 등의 해외 이탈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