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게 체내 비타민D 부족 인구가 많은 나라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73~80%가 비타민D 부족 또는 결핍 상태에 속한다. 사무실 중심 생활, 실내 교육 환경, 야외 활동 기피, 낮 시간 운동 부족, 자외선 차단제 사용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지난해 비타민D 결핍으로 병의원에서 주사나 보충제 치료를 받은 환자가 25만여 명이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 의료 빅데이터). 주로 50~60대였다.
특히 겨울철에는 태양광의 각도와 일조량이 크게 떨어져 비타민D 부족 현상이 한층 두드러진다. 한국인 혈중 비타민D 농도는 여름철보다 겨울철에 평균 20~30% 이상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된다. 그만큼 겨울철 비타민D 보충은 중요한 계절적 건강 이슈다. 특히 고령자는 비타민D 부족 고위험 그룹이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에서 비타민D를 만드는 능력이 줄고, 외출 빈도도 낮은 탓이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체내 칼슘 흡수가 떨어져 골 밀도가 감소한다. 이로 인해 골절 위험이 증가한다. 근육 기능 저하와 낙상 위험도 뒤따른다. 최근에는 비타민D와 면역 기능의 관련성이 주목받는다. 비타민D가 호흡기 감염에 대한 방어력을 보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비타민D 농도가 낮은 사람은 독감이나 감기 감염률이 높고, 증상 지속 기간도 길다는 보고도 있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피로감이 증가하고, 우울감도 올라간다는 연구도 있다. 비타민D는 뼈·근육·면역, 세 가지를 지탱하는 중대 영양소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겨울철에는 비타민D 농도를 의도적으로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겨울에는 태양광을 아무리 오래 쬔다고 해도 비타민D 합성이 여름만큼 이뤄지지 않는다. 태양 고도가 낮아지면서 비타민D 생성에 필요한 자외선B 파장이 피부까지 도달하는 양이 급격히 줄어드는 탓이다. 또한 추위로 피부 노출 부위가 제한된다. 얼굴과 손등 햇빛 노출만으로는 충분한 비타민D 합성이 어렵다. 서울 기준으로 12~2월에는 정오에 30~60분 햇빛에 노출해도 충분한 비타민D가 생성되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결국 겨울철 비타민D 보충은 ‘햇빛’보다 ‘식단’에 의존해야 한다. 가장 확실한 비타민D 공급원은 등 푸른 생선이다. 연어, 고등어, 삼치, 정어리는 100g만 섭취해도 200~600IU 비타민D를 얻을 수 있다. 게다가 겨울철 고등어나 삼치는 기름 함량이 높아 비타민D 함량이 더 높아진다.
굴 역시 100g에 약 250IU 수준의 비타민D를 제공해 겨울철에 적합하다. 햇빛에 말린 표고버섯은 비타민D 덩어리라고 볼 수 있다. 겨울철 국물 요리나 전골에 활용하면 좋다. 비타민D는 열에 강해서 굽거나 끓이는 조리에도 잘 보존된다. 계란 노른자위와 비타민D가 강화된 우유·요구르트·두유 등도 권장된다.
한국인의 생활 패턴을 고려하면, 주 2~3회 등 푸른 생선 섭취, 매일 달걀 1~2개, 말린 표고버섯을 활용한 국물 요리, 그리고 강화 우유나 요구르트 섭취가 효과적인 조합이라고 볼 수 있다.
겨울철에는 비타민D 체내 저장량이 쉽게 고갈된다. 겨울철에는 햇빛만으로 비타민D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을 의도적으로 섭취하자. 이는 독감과 감기, 낙상과 골절 위험이 커지는 겨울을 안전하게 보내는 기본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