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기능 떨어진 심부전 환자가 20년 새 4배 증가하고, 80세 이상에서는 네 명 중 한 명이 심부전으로 나타났다. 초고령 사회를 맞아 심부전이 건강 장수를 가로막는 복병으로 떠오른 것이다.
대한심부전학회 ‘심부전 팩트시트 2025’에 따르면, 국내 심부전 유병률은 2002년 0.77%에서 2023년 3.41%로 약 4.4배가 됐다. 연령이 높을수록 유병률이 급격히 상승해 60대는 6.3%, 70대 12.9%, 80세 이상은 26.5%에 달했다.
심부전은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온몸에 혈액을 충분히 보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황희정 교수는 “관상동맥 질환, 심근경색증 후유증, 장기간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판막 질환, 심근증, 부정맥 등으로 심장의 수축력이 감소하면, 정상적 심장 구조가 손상되어 전신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심부전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심부전은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 쉽게 심해지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황희정 교수는 “찬 공기를 쐬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오르고, 심장은 더 강하게 펌프질을 한다”며 “이때 심장 부담이 커져 기능이 약한 심부전 환자에게는 큰 위험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감기나 폐렴과 같은 호흡기 감염이 심부전 악화를 촉진해 입원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황 교수는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거나, 누우면 호흡이 어려워지고, 다리나 발이 붓거나, 체중이 갑자기 늘어난다면 심부전 발생을 의심할 수 있다”며 “이럴 때 노화나 피로로 여기지 말고 심장 초음파 검사로 심부전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