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저출산 고령화에 대처하지 못할 경우 2024년부터 2050년까지 1인당 GDP가 정상 수준보다 연간 1%포인트 이상 감소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출산율이 최저인 만큼 주요국 중 충격 강도가 가장 세다. 인구가 줄면 상대적으로 1인당 GDP는 늘지 않겠냐고 막연히 생각할 수 있는데, 도리어 생활 수준이 후퇴한다는 것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이 24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한국의 1인당 GDP를 2050년까지 연간 1.07%포인트 갉아먹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의 뒤를 스페인(-0.84%p), 이탈리아(-0.72%p), 중국(-0.58%p), 일본(-0.5%p) 등이 이었다. 이민자 유입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미국(-0.22%p)이나, 세계 1위 인구 대국인 인도(-0.03%p)는 충격이 덜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우 연간 인구의 2%를 넘는 순이민 유입이 있어야 인구 구조 충격을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한해 100만명 정도 외국인 이민이 새로 유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의 순이민은 12만5000명 수준으로 전체 인구의 0.2% 수준에 그친다.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모습. 2024.5.10/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보고서는 연금 수령 개시 연령을 높이는 연금 개혁, 정년 연장, AI(인공지능)를 통한 생산성 증대 등으로 저출산 고령화가 각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EBRD 수석 이코노미스트 베아타 야보르치크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노령 유권자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같은 개혁이 방해받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