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1월 26일 16시 39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회생 전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인 홈플러스가 공개 입찰을 마감했지만,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잡아뒀지만, 이를 함부로 매각했다간 MBK파트너스를 향했던 비판의 화살이 메리츠금융그룹으로 향할 우려가 있어 지켜보고만 있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매각 주관사인 삼일PwC는 이날 오후 3시 홈플러스 인수 본입찰을 마감했지만, 아무도 입찰하지 않았다. 예비 입찰에 참여했던 인공지능(AI) 유통기업인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개발업체인 스노마드도 본입찰에 나타나지 않았다. 회생법원은 “재입찰 진행 여부를 포함해 향후 어떻게 회생절차를 진행할 것인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매각이 장기화할수록 가장 속을 끓이는 건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아닌, 채권자인 메리츠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MBK파트너스는 이미 홈플러스 보통주를 무상 소각해 경영권을 포기한 상황이다. 반면 아직 받을 돈이 남은 메리츠는 홈플러스 매각가액에 따라 이해가 달라진다.
메리츠금융(증권·화재·캐피탈)은 지난해 5월 홈플러스에 약 1조2166억원을 대출하고, 국내 대형마트 62개 점포를 신탁 담보로 확보했다. 금리는 연 8%, 3년 만기 대출이다. 담보 평가액은 2조8174억원으로, 단순 계산상 원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 메리츠는 지난 5월까지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2561억원을 회수해 아직 1조원가량을 더 받아내야 한다.
문제는 메리츠의 담보권 실행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MBK파트너스도 추가 폐점을 통해 현금흐름을 개선하려 했으나,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이를 보류했다. 메리츠가 담보권을 실행하려면 폐점이 불가피한데, 노조와 정치권은 고용 불안과 지역 상권 침체를 이유로 폐점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메리츠 내부적으로도 여론 반전을 가장 경계하는 분위기다. 메리츠는 지난 9월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내부 문건을 작성했다. ‘MBK & 홈플러스 회생 관련 주요 쟁점’이란 문건을 통해 그간 MBK파트너스의 행보에 대해 비판했다. MBK파트너스의 고통 분담 규모가 커질수록 채권 회수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행보다.
결국 메리츠는 홈플러스 매각만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홈플러스가 회생채권 규모인 2조6691억원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될 경우 채권자인 메리츠의 손해도 불가피하다. IB 업계에서는 결국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 정부나 정치권의 개입을 거친 뒤에야 홈플러스 M&A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 M&A는 이미 시장 논리로는 풀기 어려운 상황이라, 정부 압박에 농협 등 전략적 투자자(SI)가 2조7000억원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 제안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가격이 낮아질수록 매각 가능성은 커지는데, 메리츠가 손실을 보기 싫어 이를 거부하면 비판의 화살이 메리츠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