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뉴스1

엔비디아가 최근 나오는 AI 버블론과 엔비디아 위기론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24일 테크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 주주에게 7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내고, “우려할 것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반박문은 지난 20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직원 간담회 후 배포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이 570억1000만달러(약 83조4000억원)로 1년 전보다 62% 증가했고, 순이익도 60% 늘어난 319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호실적이었지만 주가는 하락했다. 재고가 늘었고, 제품을 판 후 받지 못한 돈을 뜻하는 매출채권이 2분기 230억7000만달러에서 333억9000만달러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재무 건전성에 의심을 품은 투자자가 늘었고, 주가 하락세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자 엔비디아가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이다.

우선 엔비디아는 재고가 늘었다는 지적에 대해, “수요 둔화가 아닌, 신제품 블랙웰 출시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물량을 비축한 것”이라고 했다. 수요가 꺾인 것이 아니라 고객사에 제품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미리 생산해 놓았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 가이던스 650억달러를 맞추려면 재고 확충이 필수적”이라며 “재고 증가는 고객의 지불 능력과 무관하고 엔비디아는 엄격한 신용 평가를 거쳐 제품을 출하한다”고 했다.

매출채권이 늘어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엔비디아는 “매출채권 회수 기간은 53일로, 과거 장기 평균(52일)과 일치하고 전분기(54일)보다 감소했다”며 “연체된 매출채권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수금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영화 ‘빅쇼트’ 주인공으로 알려진 마이클 버리가 주장한 ‘순환 금융 구조’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순환 금융 구조 논란은 현재 오픈AI 등 엔비디아가 투자한 기업이 다시 엔비디아 제품을 사들이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졌고, 엔비디아의 매출은 거품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매출의 극히 일부인 3~7%만 스타트업 투자에서 나온다”며 “구조적으로 매출 부풀리기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최근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와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의 헤지펀드 틸매크로가 보유하던 엔비디아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에 대해, 엔비디아는 “그들은 회사 내부자가 아니며 개인의 투자 결정일 뿐”이라고 했다. 엔비디아는 회계 불투명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채 은닉이나 벤더 파이낸싱 등 과거 회계 부정 사례와 무관하다”며 “어떤 조사 통보도 받은 바 없고 미국 금융당국의 법규를 준수하고 있다”고 했다.

엔비디아가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많이 지급해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2018년 이후 직원들의 자사주 평균 매입 단가는 51달러로, 직원들이 주가 상승으로 이득을 본 것이지 애초 과도한 주식을 부여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엔비디아에 위기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젠슨 황 CEO는 직원들에게 “시장의 반응은 신경쓰지 말고 일에 집중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