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해서 제기되는 ‘인공지능(AI) 고평가’ 논란이 이번 주(11월 24~28일) 글로벌 증시에도 커다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 결정에도 계속 이목이 쏠릴 예정이다. 연준 위원들의 발언과 미국 물가·고용 상황이 증시에 돌발 변수가 될 수 있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미 달러화 대비 원화(원·달러) 환율 시황이 나오고 있다. /뉴스1

지난주(17~21일) 국내 증시는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14일 4170.63포인트(p)로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등락을 반복하다 21일 3853.15p를 기록하며 300p 넘게 밀렸다. 코스닥 지수는 이 기간 3.8% 급락했다.

지난 20일 새벽 발표된 엔비디아의 호실적에 국내 반도체주에 온기가 도는 듯했지만, 하루 만에 상황이 바뀌었다. 이후 발표된 미국 9월 실업률이 4.4%로 전월(4.3%) 대비 오르며 고용시장 우려가 커졌고, 리사 쿡 연준 이사가 “고평가된 자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인상”이라고 한 언급이 12월 금리 인하 기대감을 꺾은 것이다.

이번 주에도 증시의 단기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미 경제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공식적인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선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핵심 지표인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불확실하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로 현장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10월 고용보고서도 나오지 않을 예정이다.

물론 힌트를 얻을 지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이달 25일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하는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내달 3일 나오는 9월 수출입 물가 지표가 있다. 오는 27일 새벽에는 미 연준의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이 공개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제지표가 누락·지연되면서 연준 베이지북의 중요도가 커졌다”며 “현재 증시는 12월 동결 가능성이 우세해지면서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선반영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달 29일 FOMC 회의를 앞두고 발언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가기 전 나오는 연준 위원들의 발언을 통해 통화정책에 대한 컨센서스(시장 합의)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지수가 3800~4200p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와 원전, 증권, 지주,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자동차 업종을 관심 업종으로 꼽았다.

AI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매수 의견은 그대로 유지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 불확실성은 단기적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며 “AI 거품 논란과 해소가 반복되는 상황에 오히려 붕괴를 억제하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기에 AI 인프라 산업에 대한 매수 관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변동성이 커진 상황을 활용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경민 연구원은 “이익 기여도가 높아진 주도주 중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매력이 높아진 업종이 많다”며 “반도체, 방산, 지주,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유틸리티, 철강, 소매·유통, 호텔·레저 등이 저평가 대비 주가 매력이 커져 ‘비중 확대’ 전략을 제안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