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대표 어종인 대구(大口)가 해수 온도 상승 등 환경 변화로 산란처인 경남 거제 앞바다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대구가 잡히지 않으면서 매년 12월 열던 대구 축제도 20년 만에 1월 개최하기로 했다.
23일 거제시에 따르면 대구 어획량 감소 등을 반영해 ‘제18회 대구수산물축제’를 내년 1월 10~11일 개최하기로 했다. 지난 2005년 시작한 이 축제가 12월이 아닌 1월에 개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대구 조업이 좋지 않았다”며 “올해 역시 상황이 비슷할 것으로 보고 축제 일정 자체를 수온이 더 내려가는 1월에 개최하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대구는 찬 바다에 서식하는 회귀성 어종이다. 수심 200~300m의 깊은 수심의 차가운 물에서 서식한다. 조선 시대 임금에게 진상품으로 올렸다는 기록이 전해질 정도로 고급 어종이다. 1년생은 20~27㎝, 2년생 30~48㎝, 5년생 80~90㎝ 내외로 자란다. 겨울이 되면 산란을 위해 거제와 창원 진해, 부산 가덕도 등 진해만 일대로 돌아온다. 특히 거제 동부 해안에 있는 거제시 장목면 외포항이 국내 가장 큰 대구 집산지(集散地)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거제 외포항의 대구 위판량은 크게 줄었다. 불과 2년 전인 2021~2022년 성어기(11~3월)에 16만7922마리가 집계됐는데, 가장 최근 성어기에는 1만368마리로 쪼그라들었다. 3년 만에 어획량이 약 94% 줄었다.
집 나간 대구가 돌아오지 않는 것은 수온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구 서식 적정 수온(1~10도)보다 높은 수온이 11월 말까지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실시간 해양수산환경 관측 시스템을 보면, 23일 현재 거제 주변 해역 수온은 16~17도 정도다. 또 어민들은 올해 태풍이 오지 않으면서 바닷속이 뒤집히지 않아 대구가 선호하는 산란 환경인 자갈층이 형성되지 않은 점도 대구가 돌아오지 않는 이유로 꼽는다.
경남도와 거제시 등은 대구 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치어와 수정란 방류 사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2005년엔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에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구 인공종자 생산에 성공해 어린 대구를 방류하기도 했다. 올해 2월에도 생존율이 높은 7㎜ 안팎의 어린 대구 500만마리를 진해만 일대에 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