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 주가와 실제 주가 간 차이, 이른바 ‘괴리율’을 참고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큰 괴리율은 현재 주가가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 주가보다 낮다는 의미인데, 일부 투자자는 이를 ‘저평가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다만 괴리율만 보고 투자에 나섰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시각과 시장의 평가인 ‘주가’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를 제시한 코스피200 종목 162개 가운데 카카오페이의 괴리율이 81.9%로 가장 높았다. 크래프톤(68.7%), 한국카본(65.5%), 동원산업(61.8%) 등이 뒤를 이었다.
해당 종목의 괴리율이 높은 이유는 증권사와 시장의 시각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핀테크 기업인 카카오페이에 대해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사용자들의 이용률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토대로 실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지난 8월 말부터 5만원 선에 머무르고 있다.
주가가 횡보하는 이유로는 카카오페이의 대출 서비스 부문 실적이 부진한 점이 꼽힌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발표된 정부의 가계 대출 규제로 매출 비중이 높은 대출 서비스가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핵심인 결제 서비스의 매출 성장 또한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의 경우, 영업이익이 2023년 7680억원, 지난해 1조1825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1조3118억원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주력 지식재산권(IP)인 배틀그라운드 외에 추가 IP를 확보하지 못하는 점과 게임 업계 불황이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 크래프톤 주가는 지난 5월 21일 연중 최고가인 38만6000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세다. 20일 기준 고점 대비 34.5% 떨어졌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신작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성장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최근 인공지능(AI)에 대한 시장의 큰 관심에 비해 게임 회사는 상대적으로 소외되기도 했다”고 했다.
괴리율이 높은 종목은 향후 주가가 오를 수 있는 저평가주로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시장이 불황이던 2022년 한때 괴리율이 각각 50%, 60%를 넘겼다.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6만원, 10만원대였는데, 증권사들의 평균 목표 주가(9만·15만원대)를 크게 밑돌았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 부진이 해소되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올해 들어(1월 2일~11월 20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88%, 234%씩 급등했다. 이달 들어선 각각 11만원과 60만원을 돌파하며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괴리율은 각각 38.7%, 28.1%로 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괴리율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주식이 저평가됐다고 단정하는 것은 다소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괴리율 수치는 각 증권사의 의견 정도로 파악하고, 해당 수치가 나온 과정과 근거 자료를 토대로 투자자 스스로 투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