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거품 논란이 불거지고 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가 급락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6거래일 만에 4000선 아래로 내려갔고, 코스닥 지수도 2%대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18일 3953.62로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135.63포인트(3.32%)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 40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 7일(3953.76) 이후 11거래일 만이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2.66%(23.97포인트) 하락한 878.70으로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 모두 외국인과 기관이 끌어내렸다.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5486억원, 6768억원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1조2419억원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3844억원 순매수하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849억원, 1186억원 순매도했다.
이날 시장은 미국발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미국 증시에서는 AI 버블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 투자자 피터 틸이 엔비디아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는 소식에 우려가 증폭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불확실해진 것도 한몫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12월 금리 전망은 이제 동결 전망이 57%로 우세해진 상황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에 대한 긴장감이 시장 상승 재료 부재와 맞물려 코스피 지수의 전일 상승분을 반납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반도체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2%대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6% 가까이 급락했다.
원자력과 전력기기 등 AI 데이터센터 수혜 업종도 약세를 보였다. 두산에너빌리티,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대한전선 등도 하락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 연준 위원들의 연이은 매파적 발언으로 금리 인하 기대 심리가 냉각 중”이라며 “오는 20일로 예정돼 있는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와 12월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 종료, FOMC 정례회의를 거치면서 증시는 통화정책과 유동성 불확실성의 변곡점을 통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은 당장 오는 20일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와 FOMC 회의록 공개가 모두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재원 연구원은 “금리 인하 우려와 AI 고평가 우려 둘 다 해결될지 악재가 될지 시장 방향성이 크게 정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