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과 금융 당국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롯데손보 최대 주주인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매각을 추진 중인데, 매각에 불리한 당국 조치가 나올 때마다 반발하는 모습이다.

롯데손보는 지난 11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금융위원회의 경영 개선 권고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과 경영개선권고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각각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경영개선권고는 재무건전성이 일정 기준에 미달한 금융사에 경영 개선을 촉구하는 조치다. 금융위는 롯데손보의 경영 실태 평가 결과 자본 적정성이 미흡하다며 적기 시정 조치 중 가장 낮은 단계인 경영개선권고를 의결했다.

롯데손해보험 전경. /롯데손해보험 제공

경영개선권고 효력이 정지되지 않으면 롯데손보는 2개월 내 자산 매각, 비용 절감 등 자본 적정성 제고 방안이 담긴 경영 개선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단기에 자본을 확충하려면 유상증자가 가장 빠른 방법인데, 높은 가격을 받고 롯데손보를 팔고 싶어 하는 JKL파트너스 입장에서는 추가로 자금을 납입하는 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보험업계에서는 회사 매각에 불리한 결정이 나오자 JKL파트너스가 반발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롯데손보가 금융 당국에 반기를 든 것은 처음이 아니다. 금융 당국은 보험사가 회계상 이익을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해 11월 회계 제도 가이드라인(원칙 모형)을 제시했는데, 롯데손보만 현재까지도 예외 모형을 적용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예외 모형을 선택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롯데손보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칙 모형을 적용하면 건전성 지표인 지급 여력 비율(킥스·Korean Insurance Capital Standard)이 하락한다. 킥스를 끌어올리려면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금융위원회 전경. /뉴스1

롯데손보는 지난 5월 후순위 채권 조기 상환(콜옵션) 때도 금융 당국 결정에 불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험사는 통상 10년 만기 후순위 채권을 발행하고 5년이 지나면 콜옵션을 행사해 변제해 왔지만, 금감원은 900억원을 조기 상환하면 재무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며 반대했다. 롯데손보는 금감원 반대에도 조기 상환을 강행하려고 했다가 결국 철회했다.

JKL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손보 지분 77.04%를 7300억원에 사들였다. 우리금융지주가 지난해 상반기 롯데손보 인수를 검토했을 때 JKL파트너스는 약 2조원을 요구했는데, 우리금융은 “과도한 가격은 지불하지 않는다”며 인수를 포기했다.

당시 롯데손보 시가총액은 1조원을 넘었으나 새로운 회계 제도(IFRS17)와 금융 당국의 건전성 규제가 맞물리면서 건전성이 악화해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현재 롯데손보 시가총액은 5700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