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헤지펀드 명가’로 꼽히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부진한 수익률을 이유로 투자자들에게 반성문을 보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4200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찍는 등 강세였지만,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시장 하락에 대비한 ‘숏’(하락에 베팅) 전략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여기에 상승을 기대하고 담은 업종 중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가가 부진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최근 롱숏(가격 상승과 하락에 동시 투자하는 방식) 헤지펀드 고객에게 수익률 부진에 대한 해명과 향후 대응방안을 담은 일종의 ‘반성문’을 보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기대보다 성과가 좋지 않았던 이유로 지수 하락에 대비해 숏 전략을 바꾸지 않았지만, 반대로 시장이 크게 오른 점을 꼽았다. 또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담은 종목 중에서는 반도체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종목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넷 익스포저(Net Exposure)가 20~25%밖에 되지 않아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넷 익스포저는 전체 투자금 중 상승에 베팅한 금액에서 하락에 베팅한 금액을 뺀 순 투자 비중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운용했던 헤지펀드의 롱숏 전략이 모두 엇갈린 셈이다.

실제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헤지펀드를 묶어 간접투자하는 펀드인 타임폴리오위드타임펀드(A-e 클래스)의 이달 11일 기준 3·6개월 수익률은 8.75%, 16.39%로,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 27.02%, 58.05%의 3분의 1 수준이다.

다만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기존 롱숏 포지션을 바꾸지는 않을 예정이다. 투자자들에게 보낸 글에 따르면 “현재 상황에서 특정 섹터 쏠림을 더 강화하거나, ‘롱’(상승에 베팅) 비중을 더 확대해 지수 상승을 따라가는 전략은 지양할 것으로, 내년도 주도 업종 후보군을 선별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회사는 올해 남은 약 두 달간 반도체를 포함한 인공지능(AI) 인프라, 조선, 방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정기변경 이슈 등을 관심 종목·테마로 가져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단기 수급이 쏠릴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3차 상법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관련 주식을 적극적으로 트레이딩(매매)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소수 우량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고공행진 하면서 시중의 액티브 펀드 대부분이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 540개의 수익률은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65.70%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71.14%, 코스피200지수는 82.94% 상승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패시브 펀드들은 대부분 시장 수익률을 따라 올라서 문제가 없지만, 액티브 펀드의 경우 음식류, 유통, 건설 종목들의 주가가 생각보다 오르지 않아 실적이 부진했다”고 말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투자자들에게 “다소 아쉬웠던 2025년이지만, 최대한 잘 마무리한 후 2026년 어떤 장이 오더라도 꾸준한 우상향으로 고객들의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