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1월 4일 16시 09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명품 브랜드 샤넬의 공동소유주 가문이 설립한 글로벌 투자사 1686파트너스(1686 Partners)가 한국 모태펀드의 출자를 받았다. 1686파트너스는 샤넬의 최대주주 제라르 베르트하이머의 아들 데이비드 베르트하이머가 만든 벤처캐피털(VC)이자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업계에서는 이번 펀드 결성을 계기로 국내 문화·콘텐츠 기업에 대한 적극적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글로벌 리그 펀드 출자사업 위탁운용사(GP)로 1686파트너스와 아랍에리미트(UAE)의 쇼룩파트너스(Shorooq Partners)가 선정됐다. 최소 펀드 결성 규모는 한화로 약 500억원 수준이다. 펀드에는 문체부가 지원하는 펀드 약정액 이상의 해외출자자(LP)가 참여해야 한다.
이번 출자 사업에 선정된 운용사는 문화·콘텐츠 산업을 영위하는 한국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문화산업진흥기본법에 따른 문화산업 관련 중소·벤처기업, 콘텐츠산업진흥법에 따른 콘텐츠 산업 관련 중소·벤처기업이 대상이다. 이에 따라 1686파트너스는 영화와 음악, 게임, 출판, 애니메이션, 콘텐츠 지적재산권(IP) 관련 기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펀드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것”이라며 “1686파트너스의 포트폴리오사인 해외 브랜드와 협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1686파트너스는 지난 2023년 1000만달러 규모의 1호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했다.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프랑스의 프리미엄 의류 브랜드 퓨잡(Fusalp), 미국의 명품시계 거래 플랫폼 1916컴퍼니, 인공지능(AI) 상거래 브랜드 시럽(Syrup), 뉴욕 기반의 아티스트 그룹 미스치프(MSCHF), 프랑스 스포츠웨어 브랜드 새티스파이(SATISFY), 뷰티 브랜드 에어뎀(EADEM) 등이다.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YG엔터테인먼트 출신 프로듀서 테디가 설립한 더블랙레이블이 포함됐다.
1686파트너스는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글로벌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곳이다. 그러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하면서 한국 기업의 글로벌 확장성을 눈여겨본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골든을 비롯해 하우 잇츠 던, 소다 팝, 유어 아이돌 등은 1686파트너스의 첫 한국 투자처인 더블랙레이블이 제작한 곡이다.
최근 1686파트너스는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아캐피탈 상하이 출신 인물을 투자 책임자로 선임했다. 이번에 국내 출자 사업에서 운용사로 선정된 만큼 한국사무소도 설립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펀드의 한국 대표는 “모태펀드가 글로벌 리그 운용사를 선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것 중 하나가 한국 투자 전략이기 때문에 국내에 사무소를 설립하는 건 필수”라며 “펀드의 투자 대상 자체가 국내 기업인 만큼 상주 인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