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술주가 급등하는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성과를 낸 펀드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 클래스 1년 평균 수익률 55%를 기록하며 올해 해외주식형 IT 공모펀드 1위에 오른 ‘한국투자글로벌AI&반도체TOP10’이다.

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펀드 수익률(UH형 C-Pe 기준)은 2023년 4월 설정 이후 10월 30일까지 209.93%에 이른다. 올해 수익률은 42.06%로,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매그니피센트 7’(M7) 주가 상승률(21.40%)과 나스닥100지수 상승률(21.41%)의 두 배다. 최근 6개월로 범위를 좁혀봐도 펀드 수익률은 68.18%로, 나스닥100지수(31.54%)와 M7(48.72%) 상승률보다 높았다.

이 펀드 운용 책임자는 1992년생, 30대 초반인 김현태 한국투자신탁운용 책임 매니저다.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에서 학부 생활을 시작해 박사 과정까지 밟은 그는 2021년 한투운용에 입사했다. 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2023년, 이 펀드를 직접 기획했다.

1992년생인 김현태 한국투자신탁운용 책임 매니저는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에서 학사부터 박사 과정까지 마친 후 2021년 9월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입사해 글로벌주식운용본부에서 글로벌주식운용을 담당하고 있다. 한투운용은 그의 첫 회사기도 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제공

펀드의 주요 편입 종목은 엔비디아, TSMC, 알파벳, 메타, 브로드컴, Arm홀딩스 등 AI와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이다.

그는 시장의 주목을 받기 전부터 오클로(Oklo), 오라클(Oracle) 등을 편입해 높은 성과를 냈다. 최근 투자자들이 몰린 소형모듈원자로(SMR) 관련 종목과 AI 데이터센터 기업을 선제적으로 담은 전략이다.

김 매니저는 “오라클과 마벨 테크놀로지(Marvell Technology)는 2023년 최초 설정 당시부터 성장 가능성에 따라 전략적으로 편입했다”며 “오라클은 올해 하반기부터 비중도 늘렸다”고 설명했다.

SMR 관련주인 오클로와 뉴스케일 파워(Nuscale Power)는 올해 초 주가가 크게 내려갔을 당시 새롭게 편입했다. 김 매니저는 “오픈AI 창업자인 샘 올트먼이 연초 오클로 이사회를 탈퇴해 관련 주가가 하락했는데, 이를 오픈AI의 원전 계약 필요성 등에 따른 이해 상충 방지를 위한 판단이라고 봤다”며 “이에 강한 호재로 인식해 포트폴리오에 담았다”고 말했다.

올해 초에는 글로벌 금리 이슈와 중국의 딥시크(Deep Seek) 등장 등으로 인해 펀드가 일시적인 조정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SMR 비중 확대, 국내 반도체 편입 강화 등 시장 변화에 맞춘 조정으로 수익률을 회복했다.

특히 8월 이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비중을 늘린 점도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연초 2497억원이던 펀드 순자산은 지난달 30일 기준 8000억원에 달한다.

김 매니저는 앞으로도 AI 독점 요소를 가진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AI 인프라 분야에 있어선 ‘오픈AI-오라클-엔비디아’로 구성된 AI 동맹에 파트너 기업으로 활약하고 있는지가 성장성을 좌우하는 핵심”이라며 “AI 서비스 분야에서도 아마존의 AI 쇼핑 도우미 ‘루퍼스’, 메타의 스마트글라스 등 기존의 대형 플랫폼을 가진 기업들이 가시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매니저는 AI 밸류체인 전반에서 진입 장벽이 높고 부가가치가 큰 분야는 여전히 AI 인프라 분야라고 보고 있다. 김 매니저는 “알고리즘, 데이터, 반도체 등 AI 독점 요소를 가진 빅테크와 AI 인프라 동맹 관련 기업에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