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10월 들어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한 후 상승세를 이어가자 ‘큰손’ 개미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참여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들어 3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1억원 이상 대량 주문은 하루 평균 2만8729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9월(1만8957건)보다 52% 늘어난 숫자다.
10월 개인 투자자의 일평균 대량주문 건수는 지난 2021년 8월(3만4543건) 이후 4년 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올해 1월만 해도 일평균 대량주문 건수는 1만6129건 수준이었다. 2월 2만1319건으로 소폭 늘어났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 4월 1만34건까지 쪼그라들었다.
그러다 5월 1만2769건, 대선이 끝난 6월 2만3192건까지 ‘반짝’ 상승했지만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후 8월과 9월 1만8000건 수준에 머물렀다.
최근 국내 증시가 4000선을 돌파하며 연일 상승 가도를 달리자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코스피는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기대와 미국 기술주 훈풍 등에 19% 급등했다.
지난달 개인의 1억원 이상 대량 주문이 가장 많이 몰린 종목은 삼성전자로 집계됐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30일까지 삼성전자에 대한 개인의 대량 주문 건수는 총 6만243건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과 엔비디아와의 협업 기대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또 미국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 대상 납품을 공식화했고 최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치맥 회동’ 후 상호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두 번째는 SK하이닉스로 대량 주문 건수가 4만3787건으로 나타났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기대에 더해, 지난달 역대 최대 3분기 실적을 공개한 영향이다.
이어 세 번째 자리에는 한미 원전 협력 프로젝트 ‘마누가(MANUGA)’에 대한 수혜 기대감으로 원전주인 두산에너빌리티(2만9116건)가 이름을 올렸다.
뒤이어 네이버(1만8235건), 한화오션(1만7489건), 삼성SDI(1만3270건), 한미반도체(1만2980건), 현대차(1만855건) 등 순으로 주문이 많았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도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주의 주도주 지위도 지속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침체 우려는 적지만 추가 경기 둔화 방지를 위해 주요국들의 완화적 통화 정책이 이어지면서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 정책에 의해 수요가 발생하는 기존 주도주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할 것이다. 반도체 등 인공지능(AI) 인프라 위주의 투자 전략이 내년에도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될 경우에는 단기적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주시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상승장의 주요 동력은 미국 금리 인하 사이클과 AI 투자 사이클이었는데, 두 상승 동력 지속에 대한 기대감이 둔화할 경우 일부 주가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며 “관세 협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이 모두 끝났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물가와 고용 데이터에 시장이 주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