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자산운용사가 자사 텔레그램 채널에 시황 분석, 상품 소개 등 마케팅 관련 콘텐츠를 게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지만, 광고성 정보를 규제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접하는 정보의 상당 부분이 광고성 정보이지만, 운용사들이 이를 투자 광고로 분류하지 않고 단순 정보 제공 형태로 올리기 때문이다.

이를 관리하는 금융투자협회는 텔레그램을 온라인 광고 중 어느 항목으로 정의해야 하는지 모호하고, 운용사 내 준법감시인이 인정한 게시글에 대해선 규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대·허위 광고에 따른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텔레그램 채널을 통한 정보 제공에 대한 규정이나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일부 자산운용사에서는 텔레그램 채널을 활용해 자사 상품 소개, 시황 분석 자료 등을 투자자에게 제공한다. /신한·한화자산운용 텔레그램 게시글 캡처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중소형 운용사 대부분이 텔레그램 채널을 활용해 자사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홍보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대형사들은 텔레그램 채널을 따로 운영하고 있지 않다.

문제는 이들 운용사가 텔레그램 채널에 올리는 게시물이 별다른 규정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운용사들이 제공하는 시황이나 ETF 정보에는 컴플라이언스 승인 여부가 표시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광고에는 심사필 문구와 투자 유의 문구가 함께 게시돼야 한다. 다만 라디오 등 음성 매체, 현수막, 온라인상 배너·팝업 광고, 돌출광고, 판촉물 등 구조상 문구 게재가 어렵다면 생략할 수 있다. 텔레그램 채널은 심사필 문구를 충분히 넣을 수 있는 형태지만 자의적으로 생략된 셈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사를 공유하더라도 이에 대한 해석 문구를 넣거나, 자사 상품과 연결하는 문장이 있다면 내부 검토를 받아야 한다”며 “금투협 광고 심의 규정을 건드리지만 않으면 대부분 컴플라이언스 승인을 받는다”고 말했다.

텔레그램 채널이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건 이를 관리하는 금투협이 텔레그램 게시글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아닌 운용역이 시황을 작성하거나 운용실적을 넣는 등 텔레그램에서는 운용사들이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글을 게시한다”며 “금투협에서 카카오 채널, 네이버 블로그 등은 엄격하게 관리하지만, 텔레그램은 사실상 감시 사각지대”라고 꼬집었다.

금투협 측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어떻게 분류할지 모호하다고 설명했다. “투자 광고라면 투자 유의사항 문구가 함께 게시됐을 텐데 이러한 문구가 없다면 해당 운용사의 준법감시인이 투자 광고로 보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투협 규정상 온라인 광고는 ▲인터넷 웹사이트상의 팝업 또는 배너광고, 틈입형 광고, 텍스트형 광고 등 ▲이메일, 기타 전자우편 ▲휴대전화를 통한 문자메시지(SMS), 동영상메일(MMS) ▲기타 정보통신 인프라를 이용해 의사를 전달하는 온라인 미디어 매체 등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금투협은 텔레그램 채널을 어떻게 볼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판단하지 않은 상태다. 금투협 관계자는 “명시적으로 휴대전화 메시지인지, 블로그 광고와 같은 건지 보기가 애매하다”며 “현재는 각 운용사의 준법감시인 승인을 받은 거라면 크게 문제는 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텔레그램 채널을 관리할 수 있는 규정이 미비해 향후 과대·허위광고에 따른 투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투협 측은 “향후 이슈가 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금투협 내부 판단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회원사에 제공하는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