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기업의 회계 부정을 제보하는 내부 신고자에게 지급하는 포상금 예산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제보자에게 지급하는 포상금 한도는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늘어났으나, 정작 포상금 지급을 위해 확보한 예산은 4억원에 불과하다. 당국이 관련 예산을 현실화하겠다는 것이다.

일러스트=챗GPT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에 회계 부정 신고 포상금 예산을 증액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기업의 회계 위반을 신고한 사람에게 위반 규모와 신고 기여도에 따라 일정 비율의 포상금이 지급되는데, 신고 건수와 포상금 규모가 급증하면서 예산이 한계에 이른 상태다.

회계 부정 신고 제도는 2019년 도입됐다. 기업 내부자 제보를 통해 회계 부정을 조기에 적발하고, 신고자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시행 이후 기업 내부 정보에 기반한 회계 위반 적발 사례가 늘면서 제도의 실효성이 확인됐지만, 예산이 제도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회계 부정 신고 제도가 빠르게 자리를 잡으면서 신고와 포상금 지급 건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21년 125건이었던 신고 건수는 2022년 130건, 2023년 141건으로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179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연도별 포상금 지급 건수는 2021년 5건, 2022년 3건, 2023년 8건, 2024년 7건으로 큰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았으나, 신고당 지급 포상금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건당 포상금 지급액은 5815만원으로 총 4억700만원이 지급됐다. 전년 대비 1.8배 증가한 수치다. 올해는 5월까지 4억5000만원을 지급해 예산을 모두 소진한 상태다.

문제는 이미 올해 예산을 초과하는 포상금 지급이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미지급된 포상금은 총 17억원 규모다. 미지급 포상금은 내년 예산으로 지급해야 한다. 내년 예산을 증액하지 않으면 올해 지급해야 할 포상금이 내후년까지 이월될 가능성까지 있다.

여기에 정부가 회계 부정에 대한 철퇴를 예고한 만큼 앞으로 포상금 예산 소진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앞서 2023년부터는 포상금 지급 한도도 기존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증액한 바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지난해 추진했던 포상금 예산 증액이 무산되면서 제도 사이에 엇박자가 나타났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올해 포상금 예산을 11억원 수준으로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국회 심의 과정에서 올해 정부 예산이 감액안으로 결정되면서 현행 4억원 수준으로 유지된 바 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올해 포상금 예산 증액이 무산되면서 제도 운영에 현실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회계 부정 조사를 위해서는 내부 제보자의 도움이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충분한 예산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