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0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소재 상가 2채와 도로를 법원 경매를 통해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개발·재건축이 이뤄지면 최대 30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주택과 부동산 투기를 강하게 비판해 왔던 이 원장이 강남 다주택자에 부동산 경매까지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3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 원장 부인은 2009년 서울 관악구 봉천동 소재 약 61평(202㎡)짜리 땅을 법원 경매를 통해 9200만원에 샀다. 이 지역이 향후 아파트 단지로 재개발되면 토지보상금이 최대 24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개발이 무산돼도 관할 지자체에 도로 매입을 청구할 수 있어 투자금 회수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원장 명의인 서울 성동구 금호동 아파트 상가(112㎡)와 서울 중구 오피스텔 상가(33㎡)도 법원 경매를 통해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부동산 가치는 각각 4억~5억원으로, 경매로 낙찰받은 가격보다 3배 가까이 올랐다.

이 원장은 참여연대 시절부터 다주택자와 부동산 투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원장이 2006년 12월에 쓴 ‘청년세대의 삶과 조건 악화와 복지의 미래를 생각하며’를 보면, 이 원장은 당시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특혜를 줬다고 주장하며 “자금력 있는 자들로 하여금 주택 투기에 뛰어 들게 한 결과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평균인은 이제 평생벌어도 대도시 국민주택 규모의 아파트 1채조차 마련할 수 없다”라며 “도시의 경우 유주택자이냐 무주택자이냐는 넘볼 수 없는 신분의 징표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2017년 6월에 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를 중심으로’라는 칼럼에서는 “불평등의 현실을 개선하는 길을 1차적 분배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면서 ‘다주택 보유 제한’을 여러 정책 중 하나로 제시했다. 또 “주택이 금융 자본과 자산가들에 의한 투기 상품화됨으로써 소수 집단에 의한 과점을 야기했다”고도 했다.

​이 원장은 같은해 한 외부 강연에서 ‘주택 공개념’ 도입을 주장하며 “다주택 보유자는 성격 같아서는 (헌법에) 금지 조항을 넣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 이 원장은 서울 서초구 우면동 대림아파트 47평(130㎡) 1채를 보유 중이었는데, 2년 뒤인 2019년 12월 같은 평형 대림아파트를 매입해 다주택자가 됐다.

이 원장은 강남 다주택자라는 점이 문제가 되자 보유한 아파트 2채 중 1채를 매각했다. 당초 자녀들에게 증여·양도하겠다고 밝혔다가 뭇매를 맞자 결국 매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