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0월 30일 15시 4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다수 벤처 사업가를 배출해 ‘창업 사관학교’로 이름을 알린 영동고 출신의 김진태 유투바이오 대표와 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합심했다. 이재웅 전 대표가 자신이 보유한 쏘카 주식 일부를 유투바이오에 현물 출자해 유투바이오와 이 전 대표가 지분 관계를 갖게 된 것이다.
김진태 대표는 장기적으로 유투바이오를 벤처지주회사로 성장시킬 계획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영동고 동문이자 성공적인 창업 경험이 많은 이재웅 전 대표가 힘을 보태고 나서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코스닥 상장사 유투바이오는 지난 29일, 9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이 유상증자는 일반적인 자금 조달과 조금 다른 형태로 진행됐다. 회사가 신주를 발행해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쏘카 주식을 받기로 한 것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225만7000주가 새로 발행되는데, 이는 이재웅 전 쏘카 대표에 배정된다. 그리고 이 전 대표는 자신이 가진 쏘카 보통주 77만8000여주(약 2.3%)를 현물출자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에 배정될 유투바이오 신주는 1년 간 보호 예수된다.
일종의 주식 스왑으로, 유투바이오와 이재웅 전 대표는 작은 지분이긴 하지만, 특수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올해 초 경영권 방어를 위해 쏘카 주식을 공개 매수했던 상황이라 업계에선 이 전 대표가 자신의 지분을 출자하고 나선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유투바이오는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신규 사업 진행을 위한 전략적 투자자 유치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가 말하는 신규 사업은 벤처투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김진태 대표는 창업·벤처 분야에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그는 삼성이 인수한 메디슨(지금 삼성메디슨)의 사내벤처로 출발한 메디다스(지금 유비케어)를 창업해 이수그룹(이후 SK케미칼에 또 매각)에 매각했고, 2009년에는 의료IT솔루션·진단검사서비스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유투바이오를 설립해 지분 상당 부분을 농심가(家)에 매각한 뒤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켰다.
현재 유투바이오는 신춘호 농심그룹 초대 회장의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이 이끄는 메가마트의 자회사 엔디에스가 최대주주로 있다. 최대주주는 바뀌었지만, 김진태 대표는 주요 주주로 남아 여전히 회사를 이끌고 있다.
김진태 대표와 이재웅 전 대표는 고교(영동고) 동문이다. 김진태 대표는 8회 졸업생, 이재웅 전 대표는 11회 졸업생으로, 창업한 회사를 키워내고 성공적으로 엑시트(투자 회수)한 경험을 나누면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사 내부에선 김진태 대표의 결정에 이견이 나왔다. 이번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 일부 경영진이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일부 경영진은 회사가 의료IT 분야를 주력 사업으로 둔 만큼 벤처투자라는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자원이 부족하고, 회사 이익이나 성장 측면에서 바람직한 결정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재웅 전 대표가 주요 주주로 진입하면서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을 우려한 목소리도 나왔다. 반대 의사를 밝힌 경영진은 최대주주(엔디에스) 계열사 임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