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전인미답의 4000선을 돌파한 데에는 반도체 업종의 역할이 컸다.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는 18% 올랐는데, 시가총액 증가분의 54%를 반도체 업종이 담당했다. 이달 증권사들이 낸 올해 순이익 컨센서스(전망 평균치)를 보면 반도체 업종의 경우 4조9000억원 상향됐지만, 그 외 업종은 되려 1조4000억원 하향 조정됐다. 명실상부 반도체가 주도주인 셈이다.
2025년이 아직 두 달 넘게 남았지만, 증권가에서는 벌써 내년 증시 전망에 나서고 있다. 관건은 올해 증시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지, 증시를 견인할 주도 업종은 무엇이 될지에 쏠린다.
대세론은 내년에도 반도체가 주도주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강세장의 특징 중 하나는 주도 업종이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반도체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해도 굳이 비중을 줄일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반도체 업종의 순이익은 19조3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그 외 업종의 전망은 4000억원 하향 조정됐다”며 “반도체를 줄이고 다른 업종 투자 비중을 늘리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올해 빛을 보지 못한 다른 종목들도 내년 반등하면서, 반도체 업종과 ‘키 맞추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특히 투자 여력이 큰 업종이 내년 주도주 대열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풍부한 현금을 통해 투자를 할 수 있고, 투자가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강세장의 초입에서 정해진 주도 업종은 지수 상승 사이클이 끝날 때까지 바뀌지 않는다”면서도 “이번 강세장은 투자 여력과 수익성이 뚜렷한 산업이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앞으로 주도할 종목은 반도체를 필두로 한 기술주가 여전히 매력적이다. 여기에 조선, 기계, 이차전지, 에너지, IT하드웨어 등이 반도체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AMD, 캐터필러, 테슬라 등이 있으며,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셀트리온, LG이노텍, 두산밥캣 등이 꼽힌다. 높은 가격 전가력을 바탕으로 영업이익률이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기업은 SK하이닉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 등이다.
이 연구원은 “정부 정책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기업의 이익”이라며 “투자와 이익이 동시에 성장하는 기업들이 2026년 증시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